전지현이 다시 교복을 입었다. 그녀를 한류 스타로 만들어 준 ‘엽기적인 그녀’ 이후 처음이다. 땀으로 범벅된 엉클어진 머리카락과 먼지로 얼룩진 그녀의 얼굴을 상상할 수 있을까. 한동안 CF에서만 볼 수 있던 전지현의 모습을 한 달 정도 기다리면 스크린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동안 그녀의 모습을 애타게 기다렸던 이들에겐 행운이지만 전지현이 자리를 비운 사이 치고 올라온 경쟁자들에겐 불운한 일이다.
전지현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유명한 ‘블러드(크리스 니흔 감독)’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뱀파이어에 대한 내용이다. 이 영화는 무려 3500만달러의 제작비로 오시이 마모루의 원작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것으로 유명하다. 다음달 11일 개봉되는 블러드는 사실 한국에선 다른 의미로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지현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는 소문 탓이다. 전지현이 열여섯 살로 나오는 설정은 조금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지만 말이다. 열여섯 살의 뱀파이어 헌터 ‘사야’가 된 전지현은 뱀파이어와의 400년에 걸친 전쟁을 끝내기 위해 그 수장인 오니겐과 치열한 최후의 결전을 벌인다. 하지만 뱀파이어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사야도 뱀파이어처럼 피를 마셔야만 살 수 있는 아이러니한 운명이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