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마이클은 살인 충동에 시달린다. 동물과 친구 등 살아있는 것들을 상대로 과격한 행동을 해오던 마이클. 마을이 온통 할로윈 축제 열기로 들뜬 어느날 밤. 마이클은 만취한 새 아버지, 성관계를 막 끝낸 누나와 그 남자 친구를 살해하고 정신병원에 갇힌다. 17년이 지나 병원을 탈출한 마이클은 마을로 돌아와 무차별 살인을 시작한다. 할로윈을 다룬 영화 중 이 영화가 국내 개봉 첫 작품이라면 놀랄 것이다. 유사하고 비슷한 제목의 영화가 많았지만 공포영화 할로윈의 정통 계보를 잇는 영화들은 한국 스크린을 외면했다.
이번 주 개봉하는 ‘할로윈:살인마의 탄생(말콤 맥도웰·스카우트 테일러 주연, 롭 좀비 감독)’은 존 카펜터 감독의 1978년 작품 할로윈을 원작으로 한다. 정통파인 셈이다. 할로윈은 30만달러 수준의 저예산으로 제작해 55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리며 수많은 마니아를 낳았던 작품이다. 무차별 살인을 일삼는 사이코패스를 다뤄 슬래셔 무비 장르를 개척한 영화로 꼽히는 할로윈은 후대로 내려오며 많은 영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25년을 거쳐오면서 8편의 속편을 양산하기도 했다. 그러나 속편들은 이미지만 차용했을 뿐 정작 ‘인간 본성의 파괴에 대한 고찰’이라는 영화 할로윈의 고유 정신을 살리지 못했다. 21세기 리메이크 버전인 이 영화는 어떨까. 감독은 2000년대 관객의 젊은 취향에 맞추면서도 재해석에 노력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