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Life] 중고차 고르는 요령 있다

[Car&Life] 중고차 고르는 요령 있다

 송귀찬 SK네트웍스 오토마케팅팀 선임. 아무런 자료도 없이 그는 스피드메이트 상봉점에 전시된 한 중고차량을 한번 쓱 둘러보자마자 “이 차량은 2007년 7월에 등록된 차량이며 앞 좌측 펜더를 교체했네요”라고 말한다. 실제로 차량 등록증과 평가서를 보니 그가 말한 내용과 정확하게 일치했다.

 도대체 무엇을 보고 송 선임은 한눈에 차량상태를 파악할 수 있었을까. 차량 정비 7년, 차량 감정분야에서만 10년을 근무한 송 선임이 매장을 돌며 중고차 딜러들에게 전하는 차량감정 비법교실을 직접 찾아 그의 노하우를 들어봤다.

 ◇싸고 좋은 차는 없다!=송 선임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싸고 좋은 차’라는 편견을 버리라는 것.

 그는 “출고된 지 얼마 안 되는 차라고 해서 사고가 없지 않고 오래된 차라고 무조건 상태가 나쁘지는 않다”며 “각각의 차량은 운전습관, 상태, 사고 유무, 주행거리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특히 온라인 등에서 이른바 미끼매물로 올라오는 차량은 가격이 싸며 이런 차량은 반드시 문제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송 선임은 “몇 해 전 태풍 ‘매미’가 덮쳤을 때 수많은 차량이 침수됐는데 누군가 그 차량을 대량으로 매집, 수리한 뒤 저렴하게 판매했다”며 “침수된 차량은 주행 중 엔진이 정지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차량으로 중고차 딜러조차 구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과거는 반드시 드러난다=차량을 판매하는 개인은 자신의 차량에 있는 흠집을 감추려 드는 때가 많다. 심지어 연식까지 제대로 확인해주지 않는 일도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차대번호로 차량 상태를 대부분 확인할 수 있다. 17개의 차대번호는 앞에서부터 차례로 제작국가, 제작회사, 자동차 종별구분, 차종구분, 차체현상, 세부차종, 엔진형식, 제작연도, 공장기호 등을 의미한다. 여기에 차량에 장착된 유리에는 차량이 제작된 연도와 동일한 시기가 암호화돼 표시된다.

 수리차량은 연식을 기준으로 각 부품의 마모 정도를 비교한다. 또 볼트의 마모 정도, 실리콘의 접합모양, 용접부위, 부식부위, 좌우대칭 확인 등을 거쳐 사고 유무나 부품교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주행거리 조작 역시 계기판을 뜯어낸 흔적이나 관련 부품의 교체로 확인이 가능하다.

 ◇일반인도 가늠할 수 있다=일반인도 요령만 있으면 차량 상태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송 선임은 “시간이 지나면 도장 색이 변하기 때문에 도장상태를 유심히 보고 색이 다른 부분이 있으면 의심을 해야 한다”며 “여기에 주행거리에 비해 타이어 마모가 심하다면 주행거리를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운전자의 신체가 많이 닿는 부분은 마모가 심하기 때문에 핸들 손잡이, 발판, 운전석 시트, 조작스위치 마모도 등을 보면 차량 운행기간을 가늠할 수 있다. 모든 차량은 정확히 좌우대칭으로 제작돼 좌우를 비교해 보고 한쪽에 다른 부분이 보인다면 의심할 사항이다.

 그는 “그렇지만 일반인이 차량을 정확히 감정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사후관리를 보장할 수 있는 법인을 이용해 차량을 구매하면 무난하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