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FR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SCM 프로세스 개선은 물론이고 유통-제조 업체 간 SCM 프로세스 연결, IT인프라 확보 등에 이르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특히 도입 초기에는 크고 작은 시행착오가 불가피한만큼 함께 성공시키겠다는 동반자 의식이 정말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제조 업체의 ‘수요 예측’ 프로세스와 유통 업체의 ‘구매’ 프로세스를 하나로 연결해야 CPFR의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황정목 AT커니 이사는 “기업 내부 SCM 최적화에 머물지 않고 외부 SCM 고도화를 위해 유통-제조 업체 간 SCM 프로세스를 연계하는 것이 가장 큰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면서 “이로써 진정한 엔드 투 엔드 SCM 역량을 확보하고 전체 유통망을 최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이사는 또 “이를 위해 제조 업체는 납기일을 정확히 지키는 등 실행 능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서로 공유하는 정보나 계획한 정보에 오류가 발생하고, 비록 약속처럼 납기가 완벽하게 지켜지지 않더라도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윤형제 LG CNS 엔트루컨설팅 위원은 “설령 오차가 있는 정보라도 서로 공유하고, 계획을 수립하려고 노력함으로써 경험을 통해 발전적인 방향을 정립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작 하는 것이 시작하지 않는 것보다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도입 초기 어려움을 잘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경영진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도 필수적이다.
CPFR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IT인프라도 잘 갖춰야 한다. 물론 CPFR는 협력을 위한 ‘표준’일 뿐 그 자체가 시스템은 아니다. 하지만 CPFR를 위해 두 기업간 공유하는 데이터의 양과 경우의 수가 많아지면 이를 자동화할 수 있는 시스템 인프라가 필요하다. 데이터 분석 속도와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해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 혹은 별도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많은 업체가 세계소매유통거래소(WWRE), 로제타넷(Rosettanet)을 통해 포털의 형태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SCM 솔루션 업체들이 제공하는 관련 툴을 구입하기도 한다. 삼성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CPFR 시스템 도입에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확장성’을 갖추는 것이다. 황정목 이사는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많은 기업이 범하는 오류 중 하나는 확장성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라며 “거래처가 추가, 혹은 단절되더라도 이를 수용할 수 있는 확장성과 유연성을 갖춘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향후 비용절감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자체 개발 애플리케이션은 커스터마이제이션에 유리하고, 일반적인 솔루션을 구입하면 범용 확장성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