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교습서에 보면 200야드짜리 긴 아이언 샷을 하는 것보다는 레이업 샷을 해서 핀에서 90야드 혹은 100야드 정도 본인이 제일 좋아하는 거리를 남겨놓고 마지막 어프로치를 하라고 권하고 있다. 그러면서 예로 드는 것이 메이저 대회인 2001년 PGA 챔피언십 마지막 날 파4홀인 18번 홀에서 데이비드 톰스가 선택한 스리온 작전이다. 필 미켈슨에게 한 스트로크 차이로 앞서가던 데이비드 톰스는 연못을 넘겨 그린을 공략해야 하는 마지막 홀에서 핀까지 200야드를 남겨두고 세컨드 샷으로 그린을 공략하지 않고 핀에서 92야드 떨어진 곳에 레이업을 해서 샌드웨지로 붙여 파를 잡음으로써 한 스트로크 차이로 필 미켈슨을 누르고 우승을 했으니 독자 여러분도 이렇듯 스마트한 플레이를 하면 스트로크 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누누히 강조를 한다.
연습량이 많아서 90야드 혹은 100야드 샷을 정확히 보낼 수 있는 골퍼에게는 이 전략이 정말 스마트하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주말 골퍼들이 90야드, 100야드 샷을 안정되게 정확히 칠 수 없다는 데 있다. 80대 중반을 치는 골퍼도 100야드 샷을 정확하게 목표 방향으로 보낼 수 있는 확률이 50%가 되지 않는다. 대부분 뒤땅을 치든지, 왼쪽으로 감아버린다. 이상하게도 우연히 100야드가 남으면 그렇게 잘 치던 사람이 의도적으로 100야드를 남기는 레이업 샷을 하고 나면 뒤땅을 치고 마는 것이다.
200야드 남았을 때 앞에 장애물이 없다면 러프가 길더라도 혹은 훅이 날 가능성이 있더라도 100야드를 남기려고 하지 말고 자신 있는 클럽으로(내 경우에는 6번 아이언이 제일 자신 있다) 가능한 한 그린에 가깝게 보내서 40∼50야드 샌드웨지 샷을 남기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설사 좋지 않은 샷이 나와서 핀까지 130야드가 남더라도 이렇게 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더 좋다. 연습도 제대로 하지 않는 우리들이 어설프게 100야드를 남겨놓고 뒤땅을 치든, 당겨 치든 하면 이 영향이 몇 홀 동안 계속되어 트리플 더블 더블이라는 스코어를 쉽게 기록한다.
스리온 작전이라는 말을 믿지 마시라. 투온을 하려고 하면 스리온이 되고, 스리온 작전을 쓰면 포온이 된다. OB도 없이 트리플 보기를 범한 홀은 싱글 골퍼에게나 통하는 작전을 쓰려다 실패한 결과다. 속된말로 잔머리를 너무 굴리면 골프 코스는 언제나 우리에게 복수를 하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