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심재훈 박용주 기자=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이 1분기 내에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윤증현 장관은 15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조찬 강연에서 “최근 우리 경제가 세계경제 침체 등에도 불구하고 성장세 급락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번에는 비교적 단기(1분기)간에 마이너스 성장이 종료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1% 증가해 작년 4분기의 마이너스 5.1%라는 급격한 감소세에서 벗어나고 있다”면서 “또한 1분기에 경기침체가 심화되는 미국 등 주요 선진국과 대만 등 아시아 신흥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조기에 경기 지표의 개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윤 장관은 긍정적인 신호에도 불구하고 아직 낙관은 금물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고용 불안이 진정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민간 부문은 내수 위축과 수출 감소가 지속돼 취업자가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정부 일자리 대책 등에 따른 서비스업 취업자 증가가 이를 상당폭 완화하는 것으로 판단돼 중장기적으로 고용 상황을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성장의 부문별 기여도 측면에서도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금리인하 등 확장적 거시정책 효과를 제외하면 소비나 설비 투자 등 민간의 자생적 경기회복력은 아직 미흡하다”면서 “1분기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기업의 채산성 개선 효과도 환율이 안정되면서 점차 약화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윤 장관은 “국내 금융시장은 상당히 안정세를 회복하고 있으나 여전히 취약성이 남아있으며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다”면서 “경기 급락세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회복의 강도가 아직 약할 뿐 아니라 대외 여건 또한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윤 장관은 “높은 환율과 적극적인 금융지원 등으로 기업의 체질 개선에 상대적으로 소홀했을 소지가 있다”면서 “최근의 일부 긍정적인 신호를 낙관적으로 해석해 구조조정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되며 기업 구조조정은 선택이 아니며 우리 경제가 향후 ’죽느냐 사느냐’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현 거시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 안정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윤 장관은 “우선 경제활동의 주역인 민간 부문이 자생적인 경기 회복력을 나타낼 때까지 현재의 거시 정책 기조를 견지할 것”이라면서 “다음으로 금융시장 안정 노력을 강화해 시장 불안 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건설.조선.해운 등 업종에 대해선 과감하고 신속한 구조조정이 이미 진행 중이며 추가로 부실이 우려되는 업종과 기업에 대해서도 채권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강력한 구조조정을 하겠다”면서 “사회복지전달체계에도 힘써 올해 말까지 복지급여 수급자의 개인별 수급 이력의 통합관리가 가능한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그는 향후 정책 추진 방향으로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지속하고 저탄소.녹색성장 등 새롭고 혁신적인 미래 과제에도 적극 대비하겠다”면서 “향후 미래는 아웃프로듀스(Outproduce) 또는 아웃스펜딩(Outspending)이 아닌 누가 얼마나 아웃그리닝(Outgreening)을 하느냐에 따라 국가 경쟁력이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