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이 직접 쓴 소설·보고서 같은 문서 파일을 사고 파는 온라인 장터가 등장했다.
18일 뉴욕타임스는 온라인 문서 공유 사이트 ‘스크립드(Scribd)’가 일반인이 제작한 문서 파일을 거래하고, 수익을 나눠갖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사용자가 직접 개발한 스마트폰 응용 프로그램을 사고 파는 온라인 장터를 만들어 대성공을 거둔 애플의 ‘앱스토어’를 본땄다.
스크립드 장터에서 자신이 올린 문서가 팔리면 판매자는 수익의 80%를 가져간다. 문서의 가격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으며, 파일에 보안 소프트웨어를 심을지도 결정한다.
스크립드는 원래 무료로 문서파일을 공유하는 사이트였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처럼 사람들이 문서 파일을 올리면 불특정 다수가 이를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사이트(SNS), 이메일 등을 통해 공유하는 방식이다. 책의 일부분이나 연구 보고서, 학교 숙제, 요리법 등이 주를 이뤘다.
스크립드는 장터 도입으로 업무나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실용 문서를 사고 팔려는 사람들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 책이 나오는 출판 문화에 지친 기존 작가들도 스크립드를 활용하고 있다. 독자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인기다.
내달부터는 아마존의 전자책(e북) ‘킨들’, 애플의 아이폰 등에서 읽을 수 있는 PDF 파일 형태도 지원할 계획이다. 아마존과 구글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e북 콘텐츠 시장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제러드 프리드만 스크립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아마존과 구글이 e북 시장을 두고 통제력을 강화하면서 오히려 출판 경로가 좁아지자, 출판업체들이 우리와 함께 일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저작권자의 허락없이 올리는 복제 문서, 불법 저작물 등은 스크립드가 풀어야 할 과제다. 스크립드는 저작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문제가 되는 문서를 거르는 등 자정 노력을 펴고 있다. 이용자를 끌어당길 콘텐츠도 채워야 한다. 아직 주요 출판업체가 입점하지는 않았지만 여행 전문 서적업체인 론리 플래닛, 오라일리 미디어 등 출판사가 전체 카탈로그를 올릴 예정이다. 스크립드는 “주요 출판업체와도 입점 협의를 벌이는 중”이라고 밝혔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