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논리적 망분리` 도입 할까

 공공기관의 인터넷망과 업무망을 물리적으로 분리(망분리)하는 사업이 예산과 에너지 낭비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가 물리적 방식이 아닌 논리적 방식의 망분리 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에 착수, 결과가 주목된다.

 올해에는 행정안전부·소방방재청·교육과학기술부 등의 중앙부처의 망분리 사업이 예정돼 있는데다 향후 지방자치단체와 산하기관으로 확대될 예정이어서 기존의 물리적 방식 대신 논리적 방식이 도입될 경우 관련 솔루션업계의 특수가 예상된다.

 18일 방통위에 따르면 최근 ‘방통위 기반망 구조개편 및 통합보안관제 체계 구축’ 사업을 발주하면서 입찰요청서에 공개 입찰을 수주한 사업자가 45일간 서버기반컴퓨팅(SBC) 및 가상화 등을 통한 논리적 망분리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해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명시했다.

 방통위는 이 타당성 검토를 통해 논리적 방식의 솔루션이 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방송통신위원회 승인을 얻어 그동안 추진해온 물리적 망분리 방식을 논리적 망분리로 변경할 방침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사업 시작전 타당성 검토를 못박아 놓은 상태여서 타당성 검토에 따라 물리적 방식으로 갈 지, 논리적 방식으로 갈 지 결정된다”며 “방식이 정해지면 위원회뿐만 아니라 지방관서에도 그대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의 타당성 검토 결과에 따라 하반기로 예정된 행안부·소방방재청 등의 망분리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행안부와 소방방재청도 공무원 1인당 업무용과 인터넷용으로 2대의 PC를 사용하는 물리적 망분리가 예산은 물론 에너지 낭비를 초래한다는 지적에 따라 논리적 망분리 방식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SBC업계는 그동안 논리적 망분리는 PC·네트워크 장비 등 각종 하드웨어를 하나 더 설치해야 하는 물리적 방식보다 비용이 20∼30% 저렴한데다 PC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와 각종 화학물을 없애 친환경적이라는 점을 부각해왔다.

 하지만 논리적 망분리의 경우 보안성이 검증되지 않은데다 비용도 예상보다 적지 않다는 반론도 많아 공공기관이 이를 전향적으로 받아들일 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올 상반기 망분리 사업 발주를 앞둔 교육과학기술부도 이 같은 이유로 논리적 방식을 검토하다 최근 물리적 방식으로 결론을 내린 상태다.

 교과부 관계자는 “SBC 방식으로는 서버 1대당 15∼20대의 PC를 수용해야 한다. 그러면 서버를 추가로 설치하고 이를 운영하는 인력도 필요해 부대 비용이 발생한다”며 “USB 등을 통한 바이러스 감염 시 내·외부망 전체로 피해가 확대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보안문제도 검증되지 않아 도입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금까지 망분리 사업을 완료한 중앙부처 30곳 가운데 논리적 망분리 방식을 도입한 곳은 외교통상부 한 곳밖에 없다.

 SBC업계는 그래도 올해 중앙부처 가운데 구축 실적이 추가로 발생하면 이 같은 분위기가 크게 반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우기술 관계자는 “중앙부처도 아직 24곳이 망분리를 하지 않았고 지자체까지 합치면 3000억원 이상의 구축 시장이 남아 있다”며 “중앙부처에 구축사례가 한 두건만 더 나오면 예산 절감이 이슈인 지자체에서는 논리적 망분리를 더 선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