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배터리의 전기분해액(전해액)에 필적하는 높은 전류를 실온에서 생성할 수 있는 고체 물질을 일본 규슈대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교토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자동차 배터리에는 전해액으로 묽은 황산을 사용하고 있는데 전해액 누수로 인해 주변 부품이 부식되거나 저온에서 동결팽창해 배터리 자체가 파손되는 등의 결점이 지적돼 왔다. 고체 물질이 전해액의 역할을 대신하면 부식과 동파를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변형도 자유로워 다양한 형태로 배터리를 제작할 수 있다.
규슈대 마키우라 리에 특임조교(기능재료화학) 연구진이 개발한 신물질은 사진 감광제로 사용되는 요드화은의 미세한 입자를 활용해 전해액의 기능을 대체했다. 요오드화은 입자는 섭씨 147도 이상에서 전해액 수준의 전류를 생성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온도를 저온으로 낮추는 게 그동안 학계의 숙제였다.
연구진은 요오드화은을 미립자로 만들 경우 실온에서도 성질이 유지되는 점을 착안해 입자 크기를 직경 10나노미터(나노는 10억분의 1미터) 수준으로 축소하고, 접착제 역할을 하는 고분자 화합물과 혼합해 실온에서 고전류를 생성할 수 있는 고체 형태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영국과학지 네이처머티리얼 17일자 인터넷판에 발표됐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