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3국이 중국 정부가 수입 정보보안 제품에 대한 소스코드 공개를 강요하는 이른바 ‘IT 시큐리티 강제인증제도(ISCCC)’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가 내년 5월 1일로 본격 시행을 1년간 유예했으나, 여전히 정부조달 외 부문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인증대상 품목도 13개에서 더 늘어날 공산이 큰 데 따른 것이다. 외교 통로 곳곳에서 한·미·일 3국은 사실상의 철회 시까지 계속 협력할 방침이다.
지식경제부는 18일 이동근 무역투자실장이 일본 경제산업성을 방문해 중국 정부의 ISCCC 강행에 대한 양국의 우려를 재확인하고 공조 방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이미 니카이 도시히로 경제산업상과 미국 론 커크 통상대표부(USTR) 대표의 공동 철회요구 선언을 이끌어낼 정도로 이 사안에 대한 국제 반대여론을 이끌고 있다. 지경부는 한일 간 공식 논의를 거쳐 가장 수위가 높은 공조안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지경부 기술표준원 관계자들이 지난주 미국 USTR를 방문, 지난달 30일 중국 정부가 내놓은 공고문의 내용적 모호성을 놓고 한미 양국의 공동 인식을 재확인했다.
이은호 기술표준원 과장은 “ISCCC 적용 범위를 정부조달 부문이라고 공고하기는 했으나, 중국 국영기업까지 확대할 때는 미국 정부와 함께 강력히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IC칩용 운용체계,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스팸메일 방지 제품, 네트워크 감시제품 등 기존 13개 대상 품목 외에 일반 PC, 노트북까지 확대할 가능성도 사전 차단해야 한다는 공동 입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미·일 3국은 대중국 공조 체제를 오는 6월 25, 26일 이틀간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다자회의까지 몰아갈 방침이다. 지난 3월 열린 WTO 다자회의에서 3국 정부는 중국에 깊은 우려를 전달해, 중국 정부의 전면 시행에서 다소간 후퇴를 이끌어냈다.
정부는 중국 정부와 직접 협의도 병행하기로 했다. 오는 7월 1일부터 3일까지 부산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 적합성평가 소위원회에서 주무 기관인 기표원은 우리 업계의 우려사항을 중국 측에 직접 전달할 계획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