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 항공, 자전거 제조업 등은 불황기에 오히려 생산이 늘어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19일 발표한 ‘불황기 호황산업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이 3가지 업종은 경제성장이 1%P 악화될 경우 생산이 2.66%P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담배 제조업도 경제성장 1%P 하락시 생산이 0.26%P 늘어나는 호황산업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도소매업 등을 64개 그룹으로 나누고 1995년 1분기부터 작년 4분기까지 국내 경기와 각 업종별 생산량 통계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석유·연탄은 경제성장이 1%P 감소할 때 생산이 0.17%P 줄었고 여행(0.47)과 연구개발(0.44), 세면도구·화장품 제조(0.60), 음식료품 판매(0.66) 등의 업종도 동일한 조건에서 생산 하락률이 높지 않은 ‘저 민감도 산업’으로 분류됐다.
반면 증권·보험은 같은 조건에서 생산이 5.77%P나 떨어져 경기 민감도가 가장 높은 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및 부품(4.32), 오락·문화·운동(3.45), 가구(3.41), 기계·승강기(3.25), 가정기기·조명(3.11), 목재(2.95), 영화·방송·공연(2.80), 의복·액세서리 (2.23) 등도 생산 하락률이 높은 ‘고 민감도 산업’으로 지목됐다.
산업별 민감도는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4분기부터 1998년 4분기 사이에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당시에도 조선·항공·자전거는 47.4%, 담배는 5.3%의 생산 증가세를 보인 반면 자동차 28.8%, 가구 27.3%, 기계 및 승강기는 27.6%의 감소를 나타낸 것이다.
보고서는 “대체로 생필품이나 소모성 품목을 제조하는 산업은 불황에도 잘 견디지만 사치품 성격이 강하거나 내구재 등을 만드는 제조업은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분석했다. 또, “불황에는 원화가치 하락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해외여행은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국내 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숙박업과 여행업은 불황기에도 생산감소가 적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상의는 이 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법률 및 컨설팅, 여가, 교육, 화장품, 그린에너지, 인프라 등을 불황기 유망업종으로 제시했다.
상의는 “비용대비 효과가 높은 법률 및 컨설팅 관련 업종에 관심을 둬야 한다”며 “불경기에 파산하거나 구조조정에 직면한 기업들의 법률 및 위험관리 컨설팅, 개인 차원의 창업자문 등의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게임처럼 적은 비용으로 가정에서 즐기는 여가 산업과 경기에 둔감한 교육 등 분야가 경기침체기에 인기를 끌 것”이라며 “특히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와 정부의 경기부양 및 친환경 시책 등과 맞물려 화장품과 그린에너지, 인프라 산업의 성장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