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차 불황에도 잘나가는 이유는?

  국내 자동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판매 상승가도를 달리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벤츠·BMW·아우디·폴크스바겐을 대표로 하는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다.

지난달 벤츠는 761대를 판매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1월(767대)에 맞먹는 성적을 냈다. 지난 3월보다는 무려 25.8%가 증가했다. BMW는 사상 세 번째로 많은 939대의 월별 판매를 기록했다. 폴크스바겐은 656대를 팔아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고, 아우디도 527대를 팔았다. 동시에 폴크스바겐과 아우디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8%, 23% 증가라는 보기 드문 기록을 세웠다.

불황에도 아랑곳없이 독일 브랜드들이 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불황기에도 독일 고급차를 구매할 수 있는 수요층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하는 특정 소비층은 경기에 따라 구매를 미루거나 취소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또 독일 브랜드가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일관된 가격정책을 고수,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준 이유도 크다.

업체 관계자는 “일본 브랜드가 엔고현상을 견디지 못해 차량 가격을 인상한 반면 독일 브랜드는 환율변동에 따른 가격인상 부담을 국내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레버 힐 아우디코리아 대표는 “환율은 모든 수입차 업체들에게 중요한 변수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우디는 환율변동에 따른 차량 가격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독일 브랜드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부터 중소형 신차를 줄이어 내놓으며 20∼30대 고소득층을 잘 파고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양예 BMW코리아 부장은 “과거 외환위기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며 “어려운 시기에 공격적 투자를 진행하면 그 효과는 몇 년에 걸쳐 나온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