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조윤호(27)씨는 얼마 전 미니노트북을 구매했다. 높은 사양의 12인치 노트북이 있었지만 인터넷으로 처리할 수 있는 간단한 회사 업무나 동영상 강의 등을 들고 다니면서 보기 위해 구매를 결정했다. 조씨는 “PC가 한 대 더 필요했는데 이동성이나 활용도, 가격면에서 집에 있는 노트북을 들고 다니고 데스크톱을 사는 것보다 미니노트북 구매가 더 낫다고 판단했다”며 “넷북 등 노트북을 2개 가지고 있는 동료가 훨씬 더 많다”라고 말했다.
‘1인 2노트북’ 시대가 열리고 있다. 노트북을 기존 데스크톱 대용으로 쓰고 이동성이 좋은 넷북을 별도 구매하는 것이다. 노트북 성능이 높아졌고 넷북 가격이 저렴해져서 나타난 현상이다. 반면 부피만 차지하는 데스크톱PC는 점점 자리를 잃고 있다.
실제, KT 와이브로 노트북 할부 가입자 중 대부분이 노트북 보유자다. 기존 노트북은 PC 대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넷북 시장도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노트북 교체 시장과 함께 신규 수요도 함께 일어난 탓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지난 1분기 넷북 출하량이 59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556%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각 PC업체도 ‘세컨드 노트북 시장’ 잡기에 혈안이다. 다양한 디자인과 업그레이드된 기능의 넷북을 속속 발표하면서 2세대 넷북으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N310’ 등에서 보이듯 조약돌 라인을 응용한 독특한 디자인과 12인치 노트북과 같은 자판 크기를 채용했으며 도시바의 미니노트북 ‘미니B’는 고급형 노트북에서 쓰던 화질개선 기술 등을 미니노트북에 사용하기도 했다.
HP가 최근 내놓은 ‘파빌리온 dv2’는 HD 동영상을 재생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해상도를 높여 눈길을 끌었다. 기존 1세대 넷북에서 지적됐던 사용하기 불편한 자판과 동영상 해상도 등 문제를 해소하면서 서브 노트북으로서의 강점을 가졌다는 평가다.
최현준 다나와 마케팅팀 주임은 “변종 노트북인 2세대 미니노트북들은 높은 해상도를 보이며 기존 노트북 사용자의 입맛을 맞출 수준이 됐다”라며 “노트북 소비자들이 넷북도 함께 구매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