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옛 동양제철화학) 이수영 회장 일가가 박막형 태양전지 사업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정형 태양전지 핵심소재(폴리실리콘) 기업으로서 고객사와의 마찰을 피하고, 계열사인 소디프신소재와의 수직계열화를 염두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OCI(대표 이수영) 관계사인 넥솔론은 최근 박막 태양전지 제조라인 투자를 위해 국내외 장비 업체들과 협의를 진행중이다. 비정질실리콘(a-Si)·CIGS(구리·인듐·갈륨·셀레늄) 등 2세대 태양전지에 대한 투자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솔론은 결정형 태양전지용 폴리실리콘 웨이퍼 제조업체로 이수영 회장의 차남인 이우정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OCI와는 직접적 지분관계가 없지만 현재 이수영 회장 장남인 이우현 OCI 부사장과 이우정 넥솔론 사장이 각각 35.63%·35.9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이수영 회장 일가 소유인 셈이다.
넥솔론이 1세대인 결정형 태양전지가 아닌 박막 태양전지 투자에 나선 것은 우선 고객사와의 ‘이해충돌(conflict of interest)’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정형 태양전지용 폴리실리콘 웨이퍼 생산업체로서 동일 시장에 뛰어들 경우, 고객사와 경쟁관계를 형성해 마찰이 불가피하다. 넥솔론은 지난해 태양전지용 웨이퍼 시장에서 매출 758억원에 영업이익 141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관련 경쟁력이 뛰어나다.
OCI 계열사인 소디프신소재(대표 하영환)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박막 태양전지 진출의 큰 장점이다. 모노실란은 트랜지스터 생성시 기판에 산화막을 형성하는데 쓰이는 특수 가스다. 반도체·LCD 제조에도 사용되지만 박막형 태양광전지 생산에 소모되는 양이 월등히 많다. 소디프신소재는 국내서 유일하게 박막 태양전지용 모노실란을 양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국내 최초 a-Si 태양전지 생산업체인 한국철강과 모노실란 공급계약을 체결함과 동시에 최근 대규모 증설 작업에 착수했다. 생산량이 2007년 300톤에서 지난해 400톤까지 늘었다. 향후 제 2공장 완공에 맞춰 생산능력을 2400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이 회사는 지난 1분기 매출액 368억원에 영업이익 131억원을 기록하는 등 놀라운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넥솔론 관계자는 “a-Si·CIGS 태양전지 장비 업체들과 협의를 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최종 투자에 대해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