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PC’라 불리는 스마트폰 산업이 올해도 급성장세를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무선인터넷·e메일 송수신·메신저 등 다양하면서 편리한 기능을 장착한 덕에 전 세계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들이면서 스마트폰 시장은 세계 경기 침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은 감소세에 접어든 반면에 스마트폰은 오히려 2013년까지 고속 성장할 것으로 시장조사기관들은 전망하고 있다. 모바일 웹 접속을 위한 효율적인 수단으로 점차 자리 매김하면서 스마트폰이 올해 보급 원년을 맞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모바일 단말기 제조업체를 비롯한 통신서비스사업자, 부품·소재·콘텐츠 등의 업체가 앞다퉈 진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최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또 스마트폰 관련 전후방 기업들은 스마트폰과 내비게이션·GPS·자이로센서·바이오센서 등의 기능을 연계한 복합 제품 개발에 주력, 시장을 조기 선점하는 데 적극 나섰다.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 등에 이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은 세계 굴지의 기업과 또 한 번의 치열한 ‘IT전쟁’을 벌여야 하는 것이다.
◇고속 성장하는 스마트폰 시장=최근 모바일 운용체계 개발과 터치스크린폰 확산 등에 힘입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1억5000만대로 52% 급성장했다. 특히 세계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역시 스마트폰 시장은 1억7000만대로 약 13% 이상 성장해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약 20%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내년 세계 경기 회복과 맞물려 2013년에는 약 4억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휴대 단말기 시장의 30% 이상을 자치할 정도로 스마트폰은 인기를 누리는 등 전체 휴대 단말기 수요를 점차 잠식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마케팅인사이트의 지난 2월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30만명으로 전체 휴대폰 사용자의 0.7%에 불과하지만 새로운 휴대폰을 구매할 의사를 가진 사람 중 48.4%가 스마트폰 구매를 고려 중이라고 응답, 스마트폰의 인기도를 실감케 했다.
◇스마트폰 기술 융·복합화로 진화=기술도 급변할 전망이다. 현재 스마트폰 기술은 모바일인터넷·음악·게임이 융합된 기능과 터치스크린 방식이 대부분의 기능과 입력방식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엔 모바일 내비게이션·GPS·센서·바이오 센서와 연계되는 것은 물론이고 멀티 사용자인터페이스 등의 기술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이 발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다양한 기능·터치 방식의 입력기능 등으로 인한 전력 소모 최소화와 친환경 스마트폰 개발 또한 미래 기술로 부각될 전망이다.
이규복 전자부품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노키아는 차세대 터치센서, 바이오 및 화학센서·플렉시블 디스플레이·플렉시블 전자소자, 나노 선 솔라셀 등을 포함한 기술 융·복합화를 실현하는 차세대 제품 모프(morph)를 컨셉트폰으로 정해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플렉시블 입력방식과 함께 플렉시블 소재, 기판 및 부품 그리고 기판 내 프린팅 인쇄방식의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등 국내에서도 스마트폰 적용 응용기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수출 효자 품목 스마트폰=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기업은 노키아·림(RIM)·애플 등의 글로벌기업이 선점한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나섰다. 팬택계열도 가세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울트라터치와 옴니아, LG전자는 아레나(Arena) 등의 스마트폰 모델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삼성전기·LG화학·LG이노텍·LG화학·디지텍시스템스 등 국내 부품업체도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발벗고 나섰다. 베이스밴드칩·무선통신 칩 등 일부 휴대폰 부품을 제외하고는 인쇄회로기판·2차전지·카메라 모듈·터치스크린 모듈·멀티미디어칩·DMB칩·RF 부품 등 분야의 기술력과 신뢰성 측면에서 국내 부품업체는 선진국과 대등한 위치에 있다.
또 전송속도 고속화·메모리 대용량화·고주파수화·저소비 전력화 등 스마트폰 기술 동향에 발맞춰 차세대 부품을 개발, 스마트폰 시장을 차기 동력으로 삼기로 했다. 이 밖에 스마트폰 확산으로 모바일게임 유통 시장도 변화가 일고 있다. 컴투스·게임빌 등 모바일게임기업은 폰 확산으로 파생된 새로운 콘텐츠 마켓플레이스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규복 수석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의 급성장은 휴대폰 및 IT기기 수출로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매우 매력적인 시장임에 틀림없다”며 “국내기업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을 선점하면 스마트폰이 우리나라 수출산업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