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위기는 기회가 맞다](https://img.etnews.com/photonews/0905/090519060959_1626755906_b.jpg)
‘경기 불황이 지속되더라도 디지털 정보량은 18개월마다 두 배씩 증가할 것이다.’
미국 올랜도에서 18일부터 열리고 있는 EMC월드에서 흥미로운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정보생성기술 발전과 정보 교환에 힘입어 디지털 정보량은 증가한다는 것이다. 인터넷·모바일 등으로 끊임없이 정보를 교환하고 재생산해 내는 일련의 과정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해 생성된 디지털 정보량은 전년보다 73% 증가한 487엑사바이트에 달했다고 했다. 이는 EMC의 후원으로 조사를 진행한 IDC 예측보다 3%나 많은 수치라고 한다.
487엑사바이트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 환산해 보니 놀랍기 그지없다. 대한민국 국민을 5000만명으로 계산했을 때 국민 모두가 국회도서관을 각각 3.8개씩 갖고 있어야 나오는 수치다. 온라인뱅킹을 4800조번 이용하고 디지털 사진을 162조장 찍는 것과도 같은 양이다.
18개월마다 정보량이 두 배씩 증가한다면 2012년이 되면 규모는 다섯 배가 된다. 어마어마한 수다. 그렇다면,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해야 할 정보기술(IT) 인프라 또한 늘어나야 한다. 아니면, 늘어나는 만큼 디지털 정보를 폐기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불행하게도 이는 좋은 대안이 못 된다.
보관을 강제하는 ‘컴플라이언스’ 때문이다. 컴플라이언스 정보량은 디지털 정보량 중 25% 규모에서 2012년이면 35%로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그런데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IT 인프라 투자에 여력이 있는 곳은 없다. 오도 가도 못하는 벼랑 끝에 몰린 형국이다.
이 시점에서 누군가 IT인프라를 늘리지 않고도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고 외친다면 어떻게 될까. 이른바 말하는 ‘대박’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말이 쉽지, 대박이 쉬운 것은 결코 아니다. 단서는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R&D 투자는 줄이지 않겠다는 EMC 경영진의 말처럼,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는 처절한 몸부림이 아닐까. 정보미디어·올랜도(미국)=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