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도 `선풍기 바람` 거세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되고 있는 경제 불황으로 올해 여름에도 에어컨보다 값싼 선풍기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성큼 찾아온 여름 날씨에 대형마트에서는 선풍기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반면, 에어컨은 작년에 비해 매출 오름세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4월 선풍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9% 신장했고, 이달 들어서는 18일까지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31.9% 신장했다.

올해에는 특히 일반 브랜드 제품에 비해 가격이 15~20% 저렴한 이마트 자체상표(PL) 선풍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는에서 판매되고 있는 총 45개 선풍기 중 PL 제품 26개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이에 비해 에어컨은 매출이 저조한 편이다. 지난 4월 에어컨 매출은 작년 동기에 비해 12.3% 감소했으며, 이달 들어서는 지난 18일까지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3.1% 신장하는 데 그쳤다.

롯데마트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롯데마트의 선풍기 매출은 이달 첫째주에 작년 동기 대비 20.6% 증가한 데 이어 둘째주에는 160.0%, 셋째주에는 18일까지 119.0%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에어컨은 첫째주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6.9% 감소한 데 이어 둘째주에는 5.3% 증가했으나, 셋째주에는 다시 8.8% 감소세로 돌아섰다.

롯데마트에서도 4만~5만 원대의 저가형 선풍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오픈마켓 옥션(www.auction.co.kr)에서도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1주일간 선풍기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가량 증가한 반면, 에어컨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역시 평균 4만~5만 원대의 제품이 하루 200대 이상 판매되는 등 인기가 높고, 특히 경제 상황을 반영해 에너지 절전 기능을 갖춘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작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옥션은 전했다.

그러나 앞으로 무더위가 예년에 비해 기승을 부릴 경우 경기 침체 속에서도 에어컨 매출이 호조를 띨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최근 소비심리가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다소 회복된 데다 올해 에어컨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5만~10만 원 정도 내린 것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세계 이마트 한미경 바이어는 “아직까지는 반짝 무더위가 반복돼 에어컨보다는 선풍기를 찾는 고객이 많다”며 “하지만 지난해보다 저렴한 올해 에어컨 가격을 고려하면 날씨가 더욱 더워지면서 에어컨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mi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