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심의위, 잇단 위원 교체에 `술렁`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출범한 지 1년을 갓 넘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잇따른 위원 교체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20일 민간 독립 심의기구인 방통심의위에 따르면 최근 일신상의 이유로 2명의 비상임 위원이 사퇴함에 따라 보궐 위원이 임명된 가운데 추가 위원 교체설이 위원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회의장 추천으로 위촉된 정종섭 전 비상임 위원(서울대 법대 교수)은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지난 4월 권오창 위원(변호사)으로 교체됐다. 여당 성향으로 분류된 정 전 위원은 비상임위원이지만 전체회의 참석 외에 방송심의소위원회, 명예훼손분쟁조정부 등에 참여하면서 업무량이 많았던 데다, 학교 로스쿨 등 외부 일정과의 조율이 어려워지면서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통령 추천으로 위촉된 박정호 전 비상임 위원(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도 외부 업무가 많다는 이유로 사퇴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지난 3월 말 전용진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지재권센터장이 보궐 위원으로 위촉된 바 있다. 여기에 대통령 추천을 받은 또 다른 비 상임위원도 최근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방통심의위의 최종 의결을 담당하는 9명의 위원 중 여당 추천 몫 위원 3명이 사의를 표명했다. 더 나아가 방송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당 추천 인사 6명의 전원 교체설도 간간히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방통심의위 노조는 “위원회가 설립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위원회의 최종 의사를 결정하는 9명의 위원 중 3명의 위원이 자의든 타의든 사의를 표하고, 새 위원이 임명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사무처 직원들로서는 깊은 자괴감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며 “최종 의사결정을 하는 위원들의 거취마저도 불안정한 방통심의위가 어찌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놓고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항간에 떠도는 소문처럼 정권의 주문을 효율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는 여당 추천 위원들의 전원 교체 작업의 일환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위원회가 사회의 공기(公器)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독립성의 확보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여당 추천 몫 위원들의 전원 교체설이 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바가 전혀 없다”며 “소문만 무성할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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