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측정기술이 먼저 개발돼야 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향후 국제 무역에서 분쟁의 소지가 있는 탄소배출량을 재는데도 측정 주체에 관계없이 정확하게 평가하는 방법부터 갖춰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김명수)은 세계 측정의 날을 기념해 20일 코엑스에서 ‘녹색성장을 견인하는 측정표준’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박용기 표준연 선임본부장은 “탄소배출량이나 온실가스 양을 정확히 측정하고, 평가하는 방법이 동일해야 환경영향 등을 제대로 연구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기후변화를 연구하기 위해 온실가스 양을 측정하는 경우도 이를 정확히 측정해야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이 부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채널(IPCC)’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불확도 평가와 품질관리(QC)가 매우 엄격하게 적용된다. 하지만 국내 배출량 평가기관은 불확도 평가와 QC법 부족으로 제대로된 평가가 안된다는 것. 정확한 측정방법이 갖춰지지 않으면 향후 국제 분쟁까지 야기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탄소배출량 저감효율 평가나 감시 및 관측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배출량 산정 표준화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태양전지도 기준이 되는 효율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효율을 측정하는 표준화된 방법이 없어 측정 주체에 따라 효율을 다르게 평가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세계 최고 효율 등의 표현도 표준 측정법을 통한 정확한 검증이 수반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본부장은 “녹색성장이나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기술들이 필요하지만, 이 기술들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측정표준이 갖춰져야 한다”며 “국제 공인을 받을 수 있는 측정법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박 본부장의 발표 외에 △국제무역과 표준(기술표준원 제품안전정책국 송재빈 국장) △녹색기술의 현황과 전망(삼성경제연구소 김재윤 상무) △에너지와 측정표준(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종원 수소에너지사업단장) △의료분야 신뢰성 향상을 위한 측정표준(서울대 의대 송정한 교수) 등에 관한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