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장인을 찾아서] 홍석화 에이치컬쳐테크놀러지 대표

[디지털 장인을 찾아서] 홍석화 에이치컬쳐테크놀러지 대표

 “아줌마만큼 개성이 강하면서도 이야깃거리가 많은 캐릭터도 없잖아요. 또 아줌마는 누군가에게는 ‘엄마’잖아요. 캐릭터가 확실하니까 스토리텔링이 계속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인터넷에서 화제인 ‘코드네임 아줌마’를 연출한 홍석화 에이치컬쳐테크놀러지 대표(34). 그는 뽀글이 파마와 몸뻬 바지를 입은 아줌마 캐릭터를 세계 시장에서 통하게 하겠다는 목표가 있다.

 홍 사장이 ‘코드네임 아줌마’를 기획한 것은 2004년부터다. 대부분의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어린이용 TV애니메이션 시장을 목표로 할 때 그는 자신이 제일 잘하는 부분을 고민하다 애니메이션에도 주부 이야기를 한번 넣어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2005년 제작한 ‘아라리쇼’에 아줌마가 등장했는데, NHK 방영 후 일본 시청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로 꼽히면서 세계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험이 없는 신생기업이 처음부터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단편을 한번 해봐야 장편을 할 능력이 생긴다”는 판단에 30분짜리 단편 시나리오를 만들고 2007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제작스튜디오 지원사업’에 선정돼 지금의 ‘코드네임 아줌마’가 탄생하게 됐다.

 현재 인터넷에서 공개 중인 ‘코드네임 아줌마’는 제대로 된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한 중간 과정인 셈이다.

 아줌마가 주인공이지만 스파이물이니 만큼 신나는 액션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3D 애니메이션도 접목했다. 1편의 슈퍼마켓 장면이 3D를 접목한 대표적인 예다.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속편에 나오게 될 뮤지컬 장면과 전투 장면에서도 아날로그적 감성에 디지털을 더한 시도는 계속된다.

 “사람들의 눈은 할리우드의 스펙터클한 연출에 익숙한데,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니까 감안해서 봐라는 것은 이미 상업성에서 진 것이거든요.”

 수원대 조소과를 졸업한 후 조각가, 무전여행가, 불상 조각 등 다양한 이력을 홍석화 사장. 어느덧 클레이 애니메이션 작업을 한 지 9년째인 그는 극장에 걸게 될 ‘코드네임 아줌마’만큼은 자신이 연출하고 싶다는 꿈이 있다.

 홍석화 사장의 또 다른 꿈은 에이치컬쳐테크놀러지를 “직원들이 단체로 하와이 여행을 다녀와도 어디선가 돈이 들어오는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몇 년에 한 번 작품을 내놔도 전 세계 관객들이 기대하는 탄탄한 원천 콘텐츠를 개발하겠다는 뜻이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