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우 박사 "전력변환장치 국산화 필요"

박정우 박사 "전력변환장치 국산화 필요"

 “울돌목에서 살다시피 했죠. 하루 네번 들물과 날물 때에 맞춰 실증테스트를 수도 없이 반복했습니다.”

 최근 가동에 들어간 국내 첫 조류시험 발전소의 핵심 장비 ‘전력변환장치’를 개발한 한국전기연구원 전동력연구센터 박정우 박사(46)의 말이다. 박 박사는 세계 최대 규모로 지어진 조류 발전소의 가동까지 가슴 졸이며 성공을 지켜 본 숨은 주역이다. 발전소가 완공돼도 전력변환을 제대로 못하거나 효율이 떨어진다면 발전소로서는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전력변환장치’는 풍력, 조류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에 필요한 핵심 제어장치로 바람의 세기, 조류 흐름, 기온 등 불규칙한 신재생에너지원에 의해 발생하는 초기 불안정한 획득 에너지를 전압, 주파수 등이 고른 안정적이고 사용가능한 전기에너지로 바꿔준다.

 “전력변환장치 개발과 국산화는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산업 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과제 중 하나”라는 그의 말처럼 그간 풍력발전기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에 들어간 전력변환장치는 100% 수입에 의존해왔다. 개당 단가도 1MW급이 2억원을 호가할 정도로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장비로 꼽힌다. 따라서 국산 전력변환장치를 장착한 이번 울돌목 시험조류 발전소의 가동은 국내 조류발전사의 획을 긋는 사건일 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장비산업 분야에서도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전력변환장치 개발 과정은 ‘실증의 기간’이라 불릴 정도로 실증 테스트에 많은 시간이 할애됐다. 그는 “개발에 3년, 실증테스트에만 2년이 걸렸다”며 “제품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실증테스트는 상용화 차원에서 개발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울돌목 인근을 밥 먹듯 오가며 물 때에 따른 조류 세기 등 변화를 측정하고, 이를 토대로 장치의 완성도를 높인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박 박사는 “좁은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기술로 해외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리드해가는데 일조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