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불황에도 삼성과 LG전자는 지난 1분기 세계 시장에서 간판 수출 상품인 휴대폰과 TV의 시장 점유율을 크게 올려놓았다.
경쟁 글로벌 브랜드의 점유율이 급격히 추락할 정도로 세계 TV와 휴대폰 수요가 감소한 상황에서 되레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괴력을 발휘했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한 공격적인 ‘시장 드라이브’ 전략이 주효했다.
20일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분기 세계 TV 시장에서 수량에 이어 금액 기준(13.3%)으로도 소니(13.1%)를 제쳤다. 이로써 LG전자는 13분기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21.5%)와 함께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투톱 체제’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LG전자는 금액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 11.5%에서 13.3%로 2%포인트(p) 이상 상승했다. 삼성전자도 20.6%에서 21.5%로 올라갔다. 수량 기준으로도 확실한 1·2위 구도를 만든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15.7%에서 올해 1분기 17.2%로, LG전자도 13.3%에서 16.2%로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소니는 금액 기준으로 12.7%에서 13.1%로, 샤프는 7.2%에서 7.2%로 사실상 큰 변화가 없었다. 1분기 글로벌 TV 시장 규모는 4330만대로 지난해 1분기 4620만대와 비교해 6% 감소했다.
강신익 LG전자 사장은 “글로벌TV 시장에서 LG가 수량·금액 모두 수위를 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1분기 여세를 몰아 올해 말, 늦어도 내년까지 전체 TV 시장 뿐 아니라 가장 경쟁이 치열한 LCD TV 분야에서 ‘톱2 체제’를 굳히겠다”고 말했다.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도 두 회사는 약진을 거듭했다. 1분기 글로벌 휴대폰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만이 상승했다. 가트너는 올해 1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폰 점유율이 지난해 1분기 14.4%와 8.0%에서 19.1%와 9.9%로 각각 높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는 5%p 이상 점유율을 올렸다. 같은 기간 1위 업체인 노키아(39.1→36.2%)를 비롯한 모토로라(10.2→6.2%), 소니에릭슨(7.5→5.4%) 등의 점유율이 모두 내려갔다.
가트너는 1분기 글로벌 휴대폰 판매는 지난해 동기보다 9.4% 줄었으며 올해 전체로는 지난해보다 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 판매량은 12.7% 증가했다. 재고량도 2500만대나 줄어 휴대폰 시장이 점차 회복세를 탔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