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계가 간만에 늘어난 물동량 때문에 웃고 있다.
보통 택배시장은 2분기부터 비수기로 접어들어 물동량이 감소한다. 그러나 올해 5월은 유통업체들이 소비부진을 이겨내기 위해 5월 기념일 마케팅을 대거 진행함에 따라 택배업체들이 ‘반짝특수’를 누리고 있다. 기념일에 맞춰 당일, 주말 배송을 요구하는 개인택배 신청건수도 높아지고 있어 물동량 증가세는 이달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택배업체들의 운송 실적 및 예약건수 등 자체 추산에 따르면 5월 물동량은 지난달에 비해 8% 정도 증가한 8750만박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4월 물동량이 7900만∼8200만 박스를 기록했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적 개선이다. 그동안에도 택배업계의 5월 특수는 있었지만 올해는 유독 그 강도가 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유통업체들의 대형 이벤트, 세일 행사 등의 영향이 컸다. 5월은 1일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각종 기념일과 연휴가 총 13일이나 된다. 기념일 수요로 인해 5월 중 당일·주말 배송 신청건수는 일평균인 2만4000건보다 88% 증가한 4만5000건을 기록했다.
결혼하는 커플도 많아 혼수 등 가전제품 수요가 몰린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가격 경쟁력이 높고, 소비부진의 타격이 적은 홈쇼핑, 인터넷몰 판매 확대는 택배 물동량을 든든하게 떠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통운, 한진, CJ GLS, 현대 등 대형 택배업체들은 5월 물동량이 지난달보다 20∼30% 정도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택수 한진 택배영업기획팀 부장은 “비수기인 지금 ‘가뭄의 단비’처럼 찾아온 5월 특수를 놓치지 않기 위한 각 업체들간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며 “5월 특수 이후에는 레저 활동에 나서는 고객들을 타깃으로 한 골프택배, 공항택배, 코레일수화물택배 등 특화 서비스가 업체들의 중요 이슈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