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NEWS INSIDE-생보 빅3, 2기 차세대시스템 본격화

 생명보험 업계 ‘빅 3’가 2기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2기 차세대시스템은 지난 2000년대 초반 차세대시스템을 개통한 기업들이 비즈니스 환경 변화와 급변하는 기술 추세를 고려해 전반적으로 새로 구축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생보 업계의 2기 차세대시스템 구축 움직임은 최근 본격화되기 시작한 은행과 증권 업계의 대대적 차세대시스템 구축 움직임과 맞물려 금융IT 업계의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 2금융권을 합칠 경우 올 연말까지 추진될 예정인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총 3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생보 빅3 중 삼성생명이 올초 2기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본격화한 데 이어 내년에는 교보생명, 대한생명이 2기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위해 교보생명은 이미 정보화전략계획(ISP)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대한생명은 올해 하반기께 ISP 프로젝트에 착수할 계획이다.

 ◇삼성, 진행 중…교보·대생, 내년 착수=생보 빅3 중 가장 먼저 2기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나선 삼성생명은 이미 지난 2008년 초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ISP를 진행했다. 이어 지난해 말 삼성SDS를 주사업자로 선정, 연초 본격적인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프로젝트는 오는 2010년 9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1999년 신시스템을 구축, 2001년 가동한 이후 현재 8년째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꾸준히 리호스팅 프로젝트를 진행, 시스템 환경을 이미 유닉스로 완전히 전환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이번 프로젝트 기간도 비교적 짧은 1년 6개월로 정해져 있다. 삼성생명은 2기 차세대 프로젝트 기간 동안에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에만 전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고객 데이터베이스(DB) 통합을 비롯해 프로덕트팩터리,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 국제회계기준(IFRS)도 적용할 방침이다.

 지난해 ISP를 완료한 교보생명도 이르면 내년 2기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생명은 ISP 결과에 따라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추진해 왔지만 지난해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사업 추진이 중단된 상태다. 아직 차세대시스템 구축 방향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내년에 경기가 좋아질 것을 대비해 하반기부터는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염두에 둔 기술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준호 교보생명 상무는 “경기 상황이 좋아졌을 때 기술 검토를 하게 되면 이미 늦다”며 “하반기부터 기술 검토를 실시, 일정 정도 아키텍처를 수립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2002년 신보험시스템을 개통했다.

 현재 사용 중인 신시스템(NK21)을 지난 2003년 가동한 대한생명도 이르면 내년 2기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께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ISP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생명은 지난 2001년부터 2003년까지 한국HP(당시 컴팩코리아)가 유닉스 기반의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한화그룹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실패 후 금융사업 부문을 대표 사업 영역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업계 선두권인 대한생명의 IT시스템을 새로운 보험환경을 반영한 차세대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 환경 변화 대응 위해 추진=이번 생보업계 2기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는 기존 시스템의 노후화에 따른 것이라기 보다는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보다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자본시장통합법과 보험업법개정안 시행 등으로 융복합 상품을 비롯, 다양한 상품을 제 때 출시할 수 있어야 하는데 기존 IT시스템으로는 한계가 많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기존 시스템들은 전통적인 채널 시스템으로 다양해지는 고객 접점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시스템 유연성도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따라서 삼성, 교보, 대한생명은 과거의 대규모 빅뱅 방식 보다는 필요한 업무시스템별로 성능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이 프로젝트 기간을 짧게 책정하고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주력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보험업계 한 CIO는 “생보업계 빅3는 꾸준히 시스템 개선을 추진해 왔기 때문에 기존 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하는 프로젝트는 지양하게 될 것”이라며 “차세대 전략 변화에 맞게 업무 시스템을 부분적으로 개발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신혜권기자 hk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