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비즈IT칼럼-형원준 SAP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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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이후 국제 환경 규제 및 정책이 강력해짐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친환경 제품 수요가 발생하고, 친환경 제품 생산을 위한 기업의 친환경적 관리 기술 역시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환경 이슈가 크게 부각되면서 각종 환경 규제 및 정책에 대응하는 기업의 관리 수준이 제품 경쟁력을 결정짓는 한편, 기업 생존과도 직결되는 사안이 되었다.

 기업의 환경 전략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국제 환경규제 법규로는 EU 국가를 중심으로 한 유해물질사용제한지침(RoHS),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 전기전자폐기물처리지침(WEEE) 등이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부터 전자제품과 자동차에 납, 수은, 카드뮴 등 유해물질에 대한 사용 제한을 목적으로 하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순환법)이 발표됐다. 이러한 규제는 표면적으로는 인류와 자연을 보존하고 동물실험 등에 사용되는 비용 등을 줄이는 차원으로 홍보가 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비관세 무역 장벽으로 활용되고 있다.

 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의 내부 관리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아직 걸음마 단계다. 2003년부터 일부 국내 대기업이 환경규제 대응을 위해 관리 체계와 운영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 혹은 외부 전문 컨설팅 업체의 조언을 바탕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내 기업은 환경 규제에 대한 대응 프로세스나 절차에 대한 명확한 기준 없이 그때그때 땜질씩 처방에 급급한 상황이며, 이에 대한 내부적인 문제와 위험을 아직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대응 프로세스가 몇몇 사람을 중심으로 운영됨으로써 실제로 기업 내부에서 가지는 효과는 거의 미비하다. 기존에 운영중인 절차와 시스템의 수정 없이 관리 체계가 구축됨에 따라 향후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며, 일부 기업은 이미 이런 문제에 노출돼 국제적 제재나 벌금 등의 처분으로 기업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기업도 환경법규의 발효 및 가동이 현 상황에서 어떤 위험을 초래하는지 먼저 인식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착수해야 한다.

 이에 반해 해외 선진 기업의 경우 환경 관리 수준이 높고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SAP 경우에도 최근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장기전략을 발표하고 2020년까지 SAP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과거 2000년 수준까지 낮춘다는 전략이다. 또한 최고 지속가능경영 관리자를 임명하고 상호역할(cross-functional) 지속가능경영이란 새로운 조직을 구성했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된 ‘글로벌 100대 지속가능 기업’에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업체로는 유일하게 선정되기도 했다.

 효율적 인프라의 구축을 위해서는 내외부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인력을 양성해 기존 운영시스템과 통합해야 한다. 표준화된 절차를 반영한 미래지향적인 모델을 기업에 맞게 발굴하고 이를 적절히 내부적으로 운영하고 감시할 수 있는 모니터링 기능을 포함한 위험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기업의 의사결정권자는 이러한 정책을 안정적으로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우선해야 한다. 이는 인력에 대한 투자와 더불어 환경 부서를 지금까지 ‘비용 센터(Cost Center)’로서 보던 관점에서 벗어나 기업의 지속가능을 위한 가장 비중 있는 ‘투자 부서’로 생각해야 한다.

 둘째, 미래를 내다보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생산 제품에만 친환경을 내세우지 말고 내부적인 인프라에도 친환경적인 생각과 사상을 담아서 운영할 수 있는 기본적인 틀을 완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해서 각각의 법률이 공표될 때마다 땜질식으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미래를 생각하고 전체 운영 시스템과의 통일화되고 확장성이 보장된 내부 시스템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파트너 관리가 중요하다. 일부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규모를 가진 파트너를 제외하고는 거의 영세한 수준의 내부 관리시스템을 보유한 파트너가 대부분인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협업에 대한 정보와 프로세스를 관리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열거한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내외부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인력을 양성해 기존 운영 시스템과의 통합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표준화된 절차를 반영한 미래지향적인 모델을 기업에 맞게 발굴하고 이를 적절히 내부적으로 운영하고 감시할 수 있는 모니터링 기능을 포함한 위험 관리체계 구축도 빠뜨릴 수 없다.

 기업에서 IT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효율성, 기간 시스템과의 통합성, 비용 등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 많은 비용을 들여서 구축하는 시스템의 경우 시스템의 확장 용이성, 기존 시스템(ERP, PLM, CRM 등)과의 연계성, 유지보수의 용이성, 기업규모 및 기업의 주요 생산물 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해서는 어느 특정 부서 및 특정 업무에 종속되지 않고 제품의 설계에서 구매, 생산, 판매, 사후 지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운영 시스템이 요구된다. 사용자의 편리성을 위해 최소한의 작업으로 원하는 형태의 자료를 취합할 수 있는 기능도 포함돼야 한다.

 현재 다양한 기업에서 환경과 관련된 상품을 판매하고 환경 관련 경쟁력을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제품 관점의 대응으로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으며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는 내부 관리 프로세스와 운영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기업은 환경 규제 관련 내부 관리 체계를 수립하고 이를 운영하는 환경 규제 관련 시스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기존 업무 프로세스 및 운영 시스템과 통합 작업을 거쳐야 한다. 통합 없이는 많은 비용을 들여서 구축한 시스템이 사장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은 계속적인 진화를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업의 생존 전략에서 지속적인 환경규제를 대응하고 이를 내부 프로세스화 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정책 수립과 운영과정에서 모든 기업의 구성원과 파트너를 위해 현실적이고 안정적인 운영관리 방안을 수립하는 것이 요구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친환경 대응 체제를 수립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마인드 변화가 중요하다.

 기업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 전략으로 환경규제 대응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를 이제 모든 기업이 인식을 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구성하고 실천해야 하는 시점이다.

형원준 SAP코리아 사장 won.joon.hyoung@sa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