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대중과 타협하지 않은 독특한 디자인과 소수의 신제품 출시 등 틀 안에서 제한된 소비자만을 위한 제품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이제 자신들의 욕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난해하기만 한 디자인의 제품을 더 이상 찾지 않게 되었다. 명품 시장의 위기라 할만 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구찌(Gucci)’는 이 같은 시장의 변화에 적극 대응했다. 디자이너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제품 디자인부터 소비자들의 욕구와 반응을 분석해 반영했다. 신제품의 개발 속도를 높임과 동시에 유통 과정도 대폭 축소시켰다. 대중이 원하는 제품을 빠르게 생산하고 시장에 출시하기 시작한 구찌는, 자칫 브랜드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무색할 만큼 매출을 상승시켰다. 소비자들은 편하고, 친근하게 자주 구찌 매장을 찾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은 저마다 자생의 길을 찾기 위해 여러 돌파구를 마련한다. 제조업계에서는 혁신의 일환으로 비용절감을 가져올 수 있는 대안을 찾거나 연구개발(R&D) 투자를 단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R&D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불경기일수록 투자는 줄일 수밖에 없다. 또한 과감하게 R&D를 실현해도 신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거나, 단발성 과제 수행에 투자하는 등 제조 과정 중 일부 개선에 그칠 때가 많아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거두지 못할 때도 있다.
어려운 재정환경에서 시도한 R&D투자에 대한 뚜렷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제조 혁신에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구찌의 사례처럼 최근에는 제품 제조 혁신 및 R&D에 접근하는 범위가 보다 넓어지고 있다. 단순히 앞선 기술 개발에만 주력한다기 보다는 기업 경영 환경의 변화, 업계의 트렌드, 고객과 시장이 원하는 제품, 제조 기술 향상 등 기업 혁신을 포괄적으로 반영하는 통합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다.
더구나 세계 시장을 상대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기업들의 행보는 점차 까다로워지는 소비자와 고객들의 요구 사항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려 한다. 시장의 요구를 반영하는 방법으로 기업들은 IT 솔루션에 투자하고 있고, 이는 성공적인 비즈니스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제조업의 생명은 급변하는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반영한 양질의 제품을 이른 시간 내에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신제품의 출시를 고대하는 열성 고객에게 이전보다 짧은 시간에 최적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제조기업에서는 고군분투한다. 점차 제품의 복잡성이 두드러지고, 빼어난 디자인이 강조되고 있으며, 신제품 개발 기간 단축에 대한 압박도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하게 제조 과정의 어느 한 부분만 개선하는 것이 아닌, 모든 프로세스에 걸쳐 제품의 가치를 분석하고 제품 전략을 도모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솔루션이 필요하다. 제품수명주기관리(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 솔루션이 바로 그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3D를 활용한 제조 기술에서 출발한 PLM 솔루션은 설계, 디자인, 생산, 판매, 관리 등 분리돼 있는 제조업의 전 분야를 기존의 업무체계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PLM을 활용할 경우, 더 많은 아이디어를 보다 편리하게 공유하고, 폭넓게 검토할 수 있으며 3D 모델링을 통해 제품이 실제 완성됐을 때의 모습을 개발 단계에서 미리 다양하게 시뮬레이션 함으로써 양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업무의 이미지를 명확히 할 수 있어 체계적인 업무 단계를 구축할 수 있고, 템플릿 설계를 통한 제품의 개발 기간 단축 및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제조할 수 있다. 결국 제조 과정의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비용 절감의 효과도 가져온다.
나아가 PLM 솔루션은 제품 설계와 수정 및 변경, 이를 모두 온라인으로 연결된 환경 안에서 구현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온라인 환경 안에서 제품 기획 단계부터 개발, 생산, 마케팅, 유통 등 전 과정에 걸친 각종 정보 교환과 의견 공유, 회의, 수정 보완 등 효율적인 생산 프로세스를 PLM이 구현하는 것이다.
통합적인 제조 시스템 혁신이야말로 호기를 대비한 핵심적인 R&D투자라고 할 수 있다. 다품종 소량 생산, 시장의 니즈 반영, 고정밀 고속화 생산을 위해 제조 기업들은 3D를 활용한 설계, 협업 환경 구축에 적극적이다. 구찌는 다쏘시스템의 PLM 솔루션을 도입해 제조 과정에서의 정보화, 협력화, 원활한 의사 소통과 풍부한 아이디어의 공유 등 효율적인 제조 환경을 구축하고, 생산과 유통의 속도를 높임으로써 명품의 가치를 새롭게 재정립하게 됐다.
첨단 제조 환경과 협업 환경을 만들어내는 PLM 솔루션은 이제 건축, 소비재, 의료기기 산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조 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성장동력 확보의 근간이 되고 있다. 기존 자동차 및 부품의 설계 단계에서 3D 설계 기법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PLM 솔루션이 이제는 제품의 디자인, 생산, 판매, 관리 등이 필요한 영역이라면 분야를 망라하고 전 제조업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된다.
3D 모델링 기법으로 디자이너의 무한한 상상력을 구현해내고,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한 시간과 비용 절약, 협업 시스템을 통해 글로벌 생산 기지에서의 효율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것 등 분야를 망라하고 제조업의 R&D 혁신에 PLM은 우선순위로 인정받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이른 시간 내에, 정확하게,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기 위해 모든 제조업계에 PLM 솔루션 도입은 최우선 과제가 되었다. 이런 달라진 환경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고 차세대 제조업의 미래를 주도하고자 하는 기업에 생산, 관리, 판매, 서비스에 걸쳐 새로운 국면을 열어줄 PLM 솔루션은 기업에 가장 강력한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조영빈 다쏘시스템코리아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