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가 허용되면서 관련 종목의 희비가 엇갈렸다. 공매도 허용으로 주가 하락 우려가 제기된 종목은 내린 반면 제한조치가 유지될 증권주는 강세를 보였다.
21일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해온 공매도 제한조치와 관련해 다음달 1일부터 비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하고 증권예탁원이나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저가에 사서 되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거두는 거래 기법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빌린 주식의 규모를 의미하는 대차거래 잔고 비중이 높은 주식을 중심으로 주가가 동반 급락했다. 대차잔고가 높은 종목은 공매도에 따라 주가가 민감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5월 이후 대차잔고가 크게 증가한 종목 가운데 하이닉스가 7.24%나 급락한 것을 비롯해 SK브로드밴드(-3.83%) 등이 동반 급락하고 삼성전기(-0.57%)도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동부하이텍(-8.0%), LG디스플레이(-1.49%) 등은 약세를 보였다.
반면 공매도 제한조치 해제 대상에서 제외된 증권주는 수혜 기대감으로 하락장에서 대부분 강세를 나타냈다. 삼성증권이 전날보다 2.73% 오른 7만1500원에 거래를 마친 것을 비롯해 동양종금증권(7.08%), HMC투자증권(5.14%), 교보증권(4.74%), SK증권(2.22%), 현대증권(1.90%), 신영증권(1.21%), 대신증권(0.28%) 등의 증권주들이 동반 상승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선호 연구원은 “지난해 증시 하락을 부추긴 주범으로 간주됐던 공매도가 금융주에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매수세가 몰렸다”며 “동양종금증권 등 증권사들의 4월 실적이 좋게 나온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