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해외전시회 마케팅 노하우 (1)글로벌 포지셔닝](https://img.etnews.com/photonews/0905/090524051722_1390631397_b.jpg)
해외 전시회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해외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보편화된 마케팅 전술 중 하나다. 그러나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는 기업들은 전시회 문이 열리는 순간부터가 전시회 비즈니스의 시작인 줄 아는 오류를 범한다. 이미 주요 방문객의 65% 이상이 전시회 시작 전에 행로를 결정해 놓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주요 방문객은 바이어는 물론이고 바이어들의 구매 결정과 글로벌 포지셔닝 전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인더스트리 미디어와 제품 애널리스트 커뮤니티를 의미한다. 다양한 제품의 전문성과 최신 트렌드에 관한 폭넓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의 전문적 의견은 세계 시장의 여론을 리드한다. 그러므로 이들의 긍정적인 평가는 제품의 보증 역할이 된다. 바이어들과의 다양한 비즈니스 계약에 힘을 행사하기도 한다.
일일이 바이어들을 찾아다니는 필드 마케팅보다 4배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해외 전시회에서 기업들은 전시장의 바이어들을 상대로 하는 세일즈에만 급급해하는 사례가 많다. 이는 해외 전시회가 주는 전략적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므로 전시회에 참가하기 전 전략적 계획과 그 수행은 반드시 필요하다.
대표적인 게임 회사인 닌텐도의 사례를 보자. 닌텐도는 미국 시장 진출 초기에 해외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활용하면서 오늘날 글로벌 기업으로서 명성을 떨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 당시 닌텐도는 세계 최초의 64b 가정용 게임기를 미국 시장에 인식시키고자 고민했다. 소비자는 물론이고 미디어와 업계 전문가들을 신제품 출시를 위한 전시회 전후 과정에 적극 참여시켰다. 직접적인 경험으로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하며 리딩 커뮤니티와의 관계 형성에 주력하는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 전술(AR & MPR:Analyst Relations & Marketing Public Relations)을 활용했던 것이다. 해외 시장 진출을 보다 용이하고 안전하게 하기 위한 전략적 의도였다.
먼저 일본의 쇼신카이 전시회에서 제품을 론칭하게 된 닌텐도는 비디오 뉴스 릴리스로 자신들의 제품을 미국 시장에 선보였다. 이 비디오 뉴스 릴리스에는 일본 전시회에서 호평받던 당시 전시회의 반응과 제품의 특성이 모두 담겨 있었다. 또 인더스트리 미디어와 제품 애널리스트 커뮤니티와의 관계를 거쳐 지속적인 제품 브리핑을 주도했고 사전에 제품 특성과 우수성을 효과적으로 알리고자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 이듬해에 미국에서 열린 일렉트로닉 엔터테인먼트 엑스포에서 정식으로 제품을 론칭한 닌텐도는 그동안 정보 교환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해오면서 형성된 긍정적인 여론 덕분에 시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500명의 기자를 초청하는 기자회견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리고 인더스트리 미디어와 제품 전문가 등의 마켓 리더들은 최고의 찬사를 아끼지 않으며 닌텐도의 미국 시장 진출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결국 빠른 속도로 소비자에게 파고들었던 닌텐도 제품은 3일 만에 동이 나 버렸다. 그리고 기업의 전략적 마케팅과 해외 전시회의 성공적인 결과는 광고 한 번 없이 AR & MPR로 론칭 13주 만에 유례없는 세일즈 기록을 거두게 됐고, 오늘날까지도 세계 기업들이 벤치마킹하는 성공적인 전시회 마케팅 사례로 남아 있다.
임수지 보스턴 에머슨마케팅커뮤니케이션대학 교수 Suzy_Im@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