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주종국 심재훈 기자=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시중에 유동성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과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윤 장관은 이날 여의도 대신증권 본사에서 열린 글로벌 문화 경제포럼에서 “그동안 정부가 거시 정책을 확장적 내지 적극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시중에 유동성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과잉 유동성이라 보기는 어려우며 정부가 지금 할 일은 이렇게 풀린 유동성이 실물에 침투되도록 정책을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유동성이 일부 자산 시장에 들어가 일부 자산가격 인플레가 나타날 소지가 있는데 그런 부문은 국지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면서 “다른 나라도 아직 통화를 흡수하거나 거시 확장 정책을 축소로 전환할 시기가 아닌 것으로 보고 있으며 우리도 민간에서 자생적인 경기 회복 능력을 보일 때까지 거시 확장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제일 고민할 부분이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시점을 언제로 볼 것이냐 하는 것”이라면서 “경기 회복 시점에 도달하면 어떤 정책을 펼지 미리 준비해야하며 공개할 수 없는 부문을 포함해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동성 대책과 관련 “예를 들어 은행들에 스트레스 테스트를 한다거나 각종 시나리오를 만들어 시험해 보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경기 회복 시점에서 대책을 마련하면 이미 늦기 때문에 미리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또 경기지표 호전에도 불구하고 현 경기상황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며 따라서 기업 구조조정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경제가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다행히 우리 경제는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지 않았느냐는 신호가 있다”면서 “국제수지 흑자가 금년에 200억 달러 이상 갈 것이라는게 공통적인 견해로 그 정도라면 외환시장은 기본 펀더멘털이 안정을 구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장관은 그러나 “서비스 투자가 20%씩 줄고 있어 아직 민간의 자생적 기반이 상당히 미흡하고 금융기관 부실채권도 금년 3월말에 19조3천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기업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세계경제가 변곡점에 도달한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면서 우리 경제에 대해서도 두세달 전과 달리 경기 바닥론도 제기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제비 한 마리가 결코 봄을 만들 수 없으며 좋은 지표가 있다고 성급하게 판단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려 신용카드 대란이나 IT버블로 투자자들이 손해를 본 적이 있다”면서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살아야 한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또 두드려야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내년 11월 G20 재무장관 회의의 한국 개최는 확정됐으며 정상회의 한국 개최도 노력해보겠다”면서 “우리는 지금 시점에서 위기 대응과 위기 이후를 생각할 중차대한 시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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