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검색어로 보는 세계 이슈

 지난주 지구촌 네티즌은 연예·스포츠·방송 분야에서 다양한 관심을 검색창에 내비쳤다. 중국에서는 신종 인플루엔자의 첫 감염자가 발생하며 검색창이 달아올랐고, 일본에서는 100년 전통의 대형 광고회사가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소식에 주목했다.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는 최근 끝난 유로비전 노래경연대회를 놓고 각국의 관심이 반영됐고, 러시아 최대 검색포털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에서는 암투병 중인 할리우드 배우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알려지면서 네티즌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중국

 중국 대륙에서는 처음으로 감염환자가 나타난 ‘신종 인플루엔자A’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중국 위생부는 지난 10일 밤 쓰촨성인민병원에서 중국 안에서 첫 신종플루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30세 남성인 이 환자는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출발해 베이징을 경유, 쓰촨에 도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성도시 전염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2009년 방송되기 시작한 드라마 ‘잠복’도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1945년 해방전쟁 당시, 배신자를 처단하기 위해 적지에 잠입한 국민당 정보부 요원의 이야기를 담았다. 기존의 슈퍼맨 같은 영웅이 아니라 인간미 넘치는 보통 사람이 조국의 해방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담아 인기리에 방영됐다. 현재 시즌2가 방영되고 있다.

 ◆일본

 일본 네티즌은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쓰’를 향한 관심을 비중 있게 나타냈다. 이 회사는 창업 106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12일 지난 3월로 마감된 2008 회계연도에 204억엔(약 25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제1 야당인 민주당의 전 대표인 ‘오자와 이치로’도 순위에 올랐다. 지난 11일 당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임을 발표했다. 거액의 정치자금과 관련해 자신의 비서가 체포돼 기소되면서 사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데다 조만간 있을 중의원 선거에서도 당에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해 사임한 것으로 보도됐다.

 ◆미국

 미국 검색창은 미국 여성 코미디언 겸 영화배우인 완다 사이키스(45)로 뜨겁게 달궈졌다. 캘리포니아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지난 2008년 부인 알렉스와 결혼했다. 알렉스가 올해 4월 건강한 아들과 딸을 출산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또 직장암으로 투병 중인 할리우드 배우 파라 포셋(62)을 향한 관심도 검색창에 스며들었다. 그녀의 눈물겨운 투병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시사회가 13일 미국 LA에서 열렸다. 풍성한 금발을 자랑하던 그녀가 항암치료를 위해 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르는 모습 등을 담은 이 다큐멘터리를 두고 현지언론은 ‘사실상 포셋이 스스로 작성한 부음 기사’와 같다고 평했다.

 ◆영국

 영국에서는 미국의 인기 여가수 ‘리하나’의 누드사진이 유출돼 파문이 일었다. 지난 8일부터 인터넷에서 유포됐으며 네티즌과 블로거 사이에서는 전 남자친구이자 랩가수인 크리스 브라운에게 책임이 있다는 비난이 일었다. 하지만 크리스 브라운은 자신과 무관함을 강력히 주장했다.

 잉글랜드 스태퍼드셔주에 있는 영국 최고(最古)의 놀이공원 ‘알톤 타워’도 검색랭킹에 올랐다. 산을 깎아 조성한 거대한 용지에는 탑·성채 등 볼거리와 갖가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놀이시설, 음식점 등이 있다. 최근 새롭게 구성된 영국산타협회 소속 산타들이 최근 이곳에 모여 놀이기구를 타며 담력 훈련을 해 화제를 모았다.

 ◆독일

 독일 네티즌의 축구사랑은 항상 검색창을 떠나지 않는다. 독일 검색순위 1위에 오른 ‘분데스리가’는 2부로 구성된 프로축구리그. 지난해 8월 경기가 시작돼 지난 5월 23일 정규 시즌이 끝난 뒤 최종 라운드만을 앞두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과 바덴뷔르템베르크 슈투트가르트가 승점 64점을 기록하며 나란히 2, 3위를 차지했고 선두를 달리고 있는 볼프스부르크와 브레멘의 경기 결과에 따라 판도가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어 ‘유로비전 2009’가 2위에 올랐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54회 유로비전 2009 노래경연대회의 결승전이 지난 16일 치러졌다. 총 42개국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노르웨이의 알렉산더 라이박이 우승을 차지했다. 라이박은 ‘Fairy Tale’이라는 감미로운 노래와 바이올린 연주를 선보였다.

 ◆러시아

유로비전 2009 노래경연대회를 향한 관심은 러시아에서도 뜨거웠다. 러시아 네티즌은 결승에 진출한 그리스 대표 가수 ‘사키스 루바스’를 3위에 올렸다. 여덟 번째로 무대에 오른 루바스는 노래 ‘This is Our Night’와 퍼포먼스로 관객을 매혹시켰다. 그의 노래 가사를 호주 작사가가 썼다는 이유로 비참가국인 호주의 응원까지 받았다.

 또 ‘어슬렁거리다’란 뜻을 가진 러시아 최대 포털 사이트 ‘램블러’도 순위에 진입했다. 검색·뉴스·엔터테인먼트·기상정보·주식시세 등 분야별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러시아 네티즌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