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시판될 국산 전기오토바이, 내장형 스피커에서 엔진음이 나오게 설계했다.](https://img.etnews.com/photonews/0905/200905220126_22043200_1040083088_l.jpg)
‘전기오토바이에 소음을 추가하라?’
전기오토바이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너무 조용해서 사고위험이 높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관련업계는 고민 끝에 일부러 소음을 내는 전기오토바이 개발에 나섰다.
에코카(대표 전광일)는 지난 연말 서울시 지원으로 전기오토바이 20대를 도미노 피자에 시범보급했다. 피자를 전기 오토바이로 배달하면 기업이미지와 환경보호에 도움이 될 것이란 취지였다. 정작 피자배달원은 친환경 교통수단에 그리 후한 평가를 주지 않았다. 이들 전문가 집단의 불만사항 중에는 너무 조용해서 문제란 지적이 나왔다.
기존 오토바이로 배달할 때는 보행자가 엔진소음을 듣고 알아서 피하는데 전기오토바이는 너무나 조용해 접근해도 보행자가 눈치를 못채서 수시로 클랙션을 울려야 한다. 조용한 전기오토바이는 학생, 직장인의 출퇴근에 적합하지만 피자박스를 싣고서 골목길을 질주할 때는 기존 오토바이가 더 낫다는 평가였다. 에코카는 소비자 반응에 따라 전기오토바이에 별도 소음장치를 옵션으로 장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레오모터스(대표 이정용)은 다음달 출시하는 전기오토바이 150대 물량에 엔진배기음을 가상으로 구현하는 음향장치를 장착한다. 전기오토바이의 주행속도와 가속상황에 맞춰서 전자회로에 연결된 외부 스피커가 오토바이의 부르릉하는 엔진소음을 재생하는 원리이다. 운전자 취향에 따라 엔진소음의 종류와 음량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조용한 주행이 장점인 전기 오토바이를 일부로 시끄럽게 만드는 기술인 셈이다. 회사측은 사고예방과 운전의 재미를 고려해 보행자들이 익숙한 엔진소음을 인위적으로 틀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레오모터스는 전기식 소음장치를 전기 오토바이 외에 전기 자동차에도 장착할 예정이다.
국내 1위 이륜차업체 대림자동차(대표 김계수)도 이르면 연말경 출시할 전기 오토바이에 전기적 소음장치, LED조명을 장착해서 안전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회사측은 해외시장에서도 일부 오토바이 고객들이 무소음 주행에 부담감을 느끼는 사례가 있어 전기 오토바이를 출시할 경우 적절한 안전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정용 레오모터스 사장은 “오토바이는 부르릉하는 엔진음이 운전의 쾌감을 더하고 사고예방에도 도움을 준다”면서 “시각 장애인의 보행권을 고려할 때 전기오토바이도 적절한 소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