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물류시스템·이익 한번에 잡는다"

"그린물류시스템·이익 한번에 잡는다"

 “그린물류시스템(SCM·Supply Chain Management)과 이익을 한 번에 잡겠습니다.”

 디디에 쉐네브 LG전자 부사장은 “지난 1년간 정말 열심히 매달렸고 1분기 물류 분야 900억원 절감이 그 결과”라며 “그린물류시스템을 구축하는 동시에 LG전자를 물류시스템 분야 톱10 안에 올려놓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1년 전 남용 부회장이 HP에서 20년간 SCM 분야에 전문가로 일해온 쉐네브 부사장을 최고공급망관리책임자(CSCO)로 영입했을 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는 “LG가 임자를 만났구나”였다. 세계 최고 수준인 HP의 물류시스템은 80년간 쌓은 노하우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고 효율적이기로 유명하다.

 실제 쉐네브 부사장이 온 뒤로 LG의 SCM 체계는 완전히 바뀌었다. 친환경과 완벽에 가까운 SCM 구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A부터 Z까지 모두 변화를 시도했다.

 쉐네브 부사장은 지난 1년간 LG SCM 분야 몸만들기에 나섰다. LG SCM의 전략 및 방법을 책으로 만들어 전 임직원들과 공유했다. 회의나 현장에서 직접 생산부터 매장에 걸리는 순간까지를 고민해 보라며 격려도 했다. 쉐네브 부사장은 “처음엔 직원들이 보고(reporting)를 하러 왔다가 의견(opinion)을 물어보니 당황해 하더라”라며 “하지만 이제는 다들 대화하는 게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성공사례도 있다. 휴대폰 운송비용을 절반으로 줄인 것. 휴대폰의 경우 운송시 있을 충격 때문에 트럭 높이의 절반 정도에만 물건을 싣는 탓에 운송비와 트럭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등 문제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트럭 상부에 제품이 움직이지 않도록 전용 고정막을 개발 및 설치해 운송비와 환경보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SCM을 통해 전략적으로 문제를 해결한 성과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화두인 ‘그린’과 ‘SCM’은 상생할 수 있는 좋은 궁합을 가진 관계”라고 덧붙였다. 쉐네브 부사장은 오는 2011년까지 LG SCM 체계를 최고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물류시스템에 있어서 만큼은 삼성을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HP를 경쟁자로 삼고 싶다. 아직 배가 고프다”라고 의욕을 나타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