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은 23일 새벽 사저 뒷산(봉화산)에 있는 일명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리기 직전 경호관에게 자리를 비워줄 것을 암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노 전 대통령은 오늘 오전 뒷산으로 산책을 가서 경호관에게 ‘담배가 있느냐’고 물어본 것으로 들었다”면서 “경호관이 ‘가져올까요’라고 묻자 노 전 대통령은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노 전 대통령은 당시 바위 아래로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을 본 뒤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라고 담담하게 얘기했다고 당시 근접 경호를 했던 경호관이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은 이후 곧바로 바위 아래로 뛰어내렸으며, 경호관이 즉각 호송 조치를 한 뒤 이를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엉이 바위는 사저 뒤편에서 경사 40도 정도의 비교적 가파른 언덕 위 해발 100여m 지점에 있다. 사저와 직선거리는 200여m다. 청와대 경호처 소속의 이 경호관은 이후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했으며 이를 통해 청와대 측은 노 대통령의 사고소식을 거의 실시간으로 보고 받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투신 순간에 노 전 대통령의 경호를 맡았던 경호관의 진술을 공식적으로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