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애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충격에 휩싸이면서 애도 물결을 이뤘다.

인터넷포털에서 전직 대통령의 서거 기사를 접한 누리꾼들은 초반 댓글 등을 통해 “설마”, “이럴 수가”, “제발”, “꿈이길”, “안돼” 등의 짤막한 표현을 사용하며 당혹해했다. 이어 관련 보도들이 쏟아지자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애통해하는 누리꾼들의 댓글과 게시물들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극단적인 선택이었다는 부정적인 여론도 눈에 띄었다.

다음 아고라에서는 이날 오후 현재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하는 청원이 20여 개가 올라오고, 이 가운데 대표적인 청원에는 6만여명이 서명하기도 했다. 네이트는 시작페이지에 만든 추모게시판을 통해 누리꾼들이 추모글을 올릴 수 있도록 했고 다음도 조만간 추모 특별페이지를 개설할 계획이다. 다음의 아이디 ’사람만이 희망이다’는 “정말 사실이 아니길, 기사가 오보이길 얼마나 기도했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고 앞이 아득해진다”면서 “왜 꼭 이렇게 끝까지 내몰아야 했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많이 그리울 것 같다”고 슬퍼했다. 뉴욕에 거주한다고 밝힌 ’서영현’은 ’당신은 나를 두 번 울게 했다’는 제목으로 “당신이 대통령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한 국민의 높은 안목에 감동해 한참 울었는데, 오늘 다시 당신으로 인해 눈물을 흘렸다”면서 “그동안 너무 감사드리고 사랑한다”고 애도를 표시했다. 네이버의 아이디 ’chooksee’는 “얼마나 힘들었으면, 눈물이 난다”면서 “누군들 견딜 수 있었겠는가. 좋은데 가서 나라를 굽어 살펴달라”고 추모했으며, ’cy1386’은 “노 전 대통령 지지자는 아니지만, 오늘만큼은 악성 댓글을 달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네이트의 송영균씨는 “누가 노 전 대통령에게 손가락질하겠는가. 좌파고 우파고 전부 다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혼자 외로이 사신 분”이라며 “애꾸눈의 원숭이만이 가득한 세상에서 홀로 양 눈으로 살아가려니 힘들었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블로그와 게시판 등을 통해 추모집회 및 헌화장소를 공지하기도 했다.

반면 네이버의 아이디 ’ahn974’는 “한 나라에 대통령이셨던 분이 자신의 죄를 덮으려고 자살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자신의 죄를 밝히고 죗값을 치러야지 자기 자신을 희생해서 나머지 사람들을 살리려고 애쓰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shrnflthsus’는 “진실을 알려야지 왜 사망하느냐”며 “그냥 사망하는 것은 좀 아니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따른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네이트의 유소영씨는 “국민의 마음이 감정적으로 나뉘어 서로 미워하게 만들고 화해와 타협의 길을 걷지 못하게 되는 끔찍한 결과를 낳을까봐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트위터 등 해외 소셜네트워크사이트(SNS)에서도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하는 외국인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인 ’사람사는 세상, 봉하마을’과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의 홈페이지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전해진지 2시간 정도 만에 트래픽이 집중되면서 다운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