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24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하루만에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전 남조선대통령 노무현 사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보도에 의하면 전 남조선 대통령 노무현이 5월 23일 오전에 사망했다고 한다”며 “내외신들은 그의 사망동기를 검찰의 압박수사에 의한 심리적 부담과 연관시켜 보도하고 있다”고만 논평없이 짤막하게 전했다.
통신은 노 전 대통령이 투신 자살한데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하루만에 보도한 것은 속보 개념에 무딘 평소 보도 행태로 미뤄볼 때 신속한 것으로,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10.4공동선언을 발표하고 남북한 화해.협력에 기여한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남북간 화해협력의 물꼬를 튼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과 정몽헌 전 현대아산 회장의 별세 때에도 신속한 보도와 함께 유가족 등에 조전을 보냈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2001년 3월21일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별세했을 때에는 다음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명의로 유가족에 조전을 보냈고, 중앙통신은 이틀뒤인 3월23일 김 위원장의 조전 발송 소식을 전했다.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와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도 3월23일 정 회장의 유가족에 조전을 보냈고 중앙통신은 당일 이를 보도했다.
또 2003년 8월4일 정몽헌 전 현대아산 회장이 별세했을 때에는 다음날 아태평화위와 민경련 등 관련 기관들이 유가족과 현대아산측에 조전을 보냈고, 중앙통신도 당일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따라서 북한이 현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와중에 발생한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유가족 등에 조전을 보낼 지와 보낸다면 김 위원장의 명의로 직접 보낼 지도 관심이다. 일각에서는 과거 김일성 주석의 사망 당시 남측에서 조문파동이 있었고 최근 김정일 위원장이 뇌졸증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 등을 감안해 북측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마냥 외면하지 않고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