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고속질주로 성장 가도를 달려오던 브릭스(BRICsㆍ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대한 경제전망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크게 바뀔 것으로 예측됐다.
브라질의 성장률은 당초 전망보다 높아지고, 러시아의 성장률은 낮아지는 등 국가별 명암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의 김형주 연구위원은 24일 ‘글로벌 위기 이후 브릭스 성장 전망’ 보고서에서 금융위기를 계기로 노동, 자본시장, 총요소 생산성에서 나타날 변화를 감안해 2020년까지 중장기 성장 전망을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브릭스의 성장 추세는 유지되겠지만 국가별 성장 전망은 달라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01년 ‘브릭스(BRICs)’라는 용어를 가장 먼저 사용한 골드먼삭스는 2003년 보고서에서 브릭스 4개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의 성장 전망을 2050년까지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한 바 있다.
당시 골드먼삭스는 2020년 기준 러시아의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만2천980달러로 가장 높고, 브라질이 6천476달러로 그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보고서가 금융위기를 반영해 새로 추정해보니 국가간 순서가 뒤바뀌었고, 브라질만이 4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수정 전망이 기존 전망보다 높았다. 브라질의 1인당 GDP는 2020년 기준 1만198달러로, 러시아(8천609달러)를 앞설 것으로 관측됐다.
중국은 기존 전망치인 4천965달러에 근접한 4천649달러로 예상됐고 인도 역시 1천613달러로 기존의 1천630달러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실질GDP로 측정한 2020년 국가 전체 경제규모 역시 기존에는 중국(7조2천억 달러), 인도(2조2천억 달러), 러시아(1조7천억 달러), 브라질(1조4천억달러) 순으로 예측됐으나 새 전망에서는 중국(6조6천억달러), 인도.브라질(각 2조2천억 달러), 러시아(1조1천억 달러) 순으로 바뀌었다. 브라질의 높은 성장 전망은 1999∼2002년 정치경제 불안으로 당초 전망치가 크게 낮았던 데다 룰라 정부 집권후 경제 체질 개선 작업으로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반면 러시아는 풍부한 자원과 대규모 내수 시장에 힘입어 빠른 성장이 기대됐으나 산업정책 실패와 연구개발(R&D) 향상 노력 부족 등으로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김 연구위원은 “투자확대나 노동시간 증가 등을 통해 고성장을 유지해온 브릭스 국가들이 이제는 연구개발, 인프라 확대 같은 질적 성장으로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잠재적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중국과 브라질의 발전적 전망을 고려할 때 우리 기업들이 경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더욱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