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사흘째인 25일 서울 각 대학에는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려는 학생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이날 오전 서울대 중앙도서관 3층 복도에 설치된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는 영정과 향로, 간략한 프로필이 담긴 대자보 한 장만 준비될 정도로 단출했으나 조문은 엄숙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영정 곁에는 노란 국화 다발 3개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향로 안팎에는 수십개의 담배 꽁초와 재가 쌓여 있었다. 담배에 불을 붙여 향로 위에 얹고 잠시 묵념을 올리고서 도서관으로 향하던 한 학생은 “가시기 전 담배 한대를 피우고 싶어 하셨다고 해 향 대신 담배를 올린 것이다”고 설명했다.
영정 앞에 사탕 등 담배 대용품을 올려놓은 학생도 있었다.
정선영(27.여.서양사학과01)씨는 “(다른 학생들이 올린) 담배가 너무 많아 저 세상에서 폐암 걸리시겠다 싶어 호올스를 대신 올려놨다”고 말했다.
정씨는 “처음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황당하기만 하고 실감이 안 났는데 만 하루가 지나니 이제 가슴이 쓰리기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서강대도 분향소를 마련해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했다.
이 대학 로욜라 도서관 앞에 마련된 분향소에서는 이날 오전 학생들이 등교하다 발길을 잠시 멈추고 큰 절을 올리거나 묵념하는 모습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영정 곁에 놓인 방명록에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인 애정과 슬픔, 안타까움을 담은 글이 실렸다.
이 학교 03학번 이모씨는 “너무나 훌륭하고 멋진 분을 잃은 것 같다”며 “저세상에서는 걱정과 시름없이 계시길..”이라고 적었다.
또 “너무 큰 짐을 지워드린 것 같아 안타깝고 부끄럽다. 남기신 뜻은 내 가슴속에 영원할 것”이라거나 “큰 인물을 잃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는 글도 있었다.
이날 분향소를 찾은 김학수(25.경영04)씨는 “학내 게시판을 보고 분향소가 설치됐다는 걸 알고 수업에 들어가기 전 잠시 조문을 하게 됐다”면서 “서거 소식을 들었을 때는 깜짝 놀랐고 지금도 정말 뭐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들도 이날 중으로 분향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전 안에 학생회관과 중앙도서관 앞 등 2곳에 분향소를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다.
홍익대 총학생회는 아직 장소나 수는 정하지 못했지만 학교측과 협의해 오늘 중으로 교내 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