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2.0 TV빅뱅, 거실이 진화한다] (2부-1)패널 잔상을 없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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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수상기의 핵심은 단연 ‘화질’이다. 화질이 좋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디자인도 소비자에게 용서받을 수 없다. TV는 기술 변화에 따라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왔다. 아날로그 시절, 브라운관 흑백으로 시작한 TV는 프로젝션·PDP·LCD를 거쳐 최근 ‘빛의 마술’로 불리는 발광 다이오드(LED) TV까지 진화했다. LED TV에 대해 가전 업계는 세계를 뒤흔들어 놓을 제품이라는 찬사도 서슴지 않는다. 삼성·LG전자가 LED TV를 놓고 한 판 싸움을 벌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TV 역사, 패널의 역사=TV 역사는 패널 진화 과정이다. 브라운관 시대는 접어두더라도 TV는 LCD시대부터 발전을 거듭해왔다. 사실, 디스플레이 시장은 브라운관 TV에서 LCD TV로 넘어오면서 두께 및 화질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LCD가 처음부터 TV에 사용된 것은 아니었다. 98년 삼성전자가 30인치 LCD 패널을 최초로 개발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LCD가 대형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것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삼성전자 측은 “2000년 초반에만 해도 LCD는 30인치 이상으로 개발되기 힘들다는 부정적 시각과 대형 TV시장에서 원가나 기술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며 “당시만 해도 LCD는 노트북이나 모니터의 IT제품에 주로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LG전자가 앞다퉈 40인치 이상 LCD 개발에 성공하면서 국내와 해외에서도 LCD TV시대가 본격 도래했다. 대형화뿐 아니라 기존 LCD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시야각·휘도·응답속도 등의 단점이 하나 둘씩 해결되면서 LCD는 TV의 대표 선수가 됐다. 이후 지난 2006년엔 100인치 TFT LCD가 양산되는 등 LCD는 TV수상용 어떤 패널도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 위치를 점했다. 패널 대형화는 흔히 ‘세대’로도 분류한다. 삼성전자는 7세대, 8세대 라인에서 52인치, 70인치 패널을 생산하는 한편 ‘LCD 사이즈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며 세대마다 새로운 디스플레이 시대를 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당시 LG소프트웨어)도 95년 1세대 기판 양산을 시작으로 2002년 세계 최초 5세대를 거쳐 2009년 3월 현재 최첨단인 8세대를 양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LCD패널 시장을 낙관한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LCD TV 시장 규모는 2011년 1억 8100여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 측은 “패널뿐 아니라 이를 비춰주는 백라이트 기술 발전도 LCD TV 확산이 큰 공을 세웠다”며 “특히 42·47인치 초박형 LCD TV패널은 두께가 5.9㎜로 줄여 TV 개념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LED TV, 세계를 지배할까=TV는 대형화, 슬림화 등 디자인 경쟁과 HD, 풀HD 등 화질 경쟁을 넘어 컨버전스와 미래 기술의 시대로 접어들게 될 전망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도 ‘패널’이다. 그 중에서 LED는 첨단 시대를 열 총아로 불린다. 발광 다이오드(LED)라고 불리는 LED는 거리 조명 등에도 쓰이지만 TV 패널에서도 이미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사실 LED TV는 LCD TV와 그리 동떨어진 것은 아니다. 패널을 비춰주는 백라이트유닛(BLU)을 LED로 썼을 뿐이다. 물론 회사마다 빛을 비추는 방법이 다르지만 ‘LED는 가장 자연스런 빛을 내는 물체로 인식’되고 있다. 이 때문에 LED TV 화질은 과거에 어떤 제품보다 뛰어나다. 특히 최근엔 각 업체가 앞다퉈 신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기능이 더욱 더 좋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 스콧 번바움 부사장은 “미국에서는 LED TV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LED TV는 성능은 좋고 두께는 얇은 소비자가 원하는 TV의 이상을 모두 만족시킨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도 그랬듯 평판TV 전쟁은 국내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승부를 결정짓는 접점은 화질이다. 화질 개선에는 ‘헤르츠(Hz) 높이기’가 가장 중요하다. TV에서 헤르쯔는 사용자가 보는 영상의 변하는 횟수를 뜻하며 숫자가 높을수록 동일한 시간 동안 영상 재생 빈도 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잔상없는 선명한 화면을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는 120㎐ LED TV로 빛의 화질 시대를 열었다. 이에 맞서 LG전자는 지난달 22일 120㎐를 건너뛴 채 240㎐ LED TV로 ‘기선 제압’에 나섰다. 삼성은 다시 240㎐ LED TV를 선보여 LG를 압박했다. 240㎐ LCD 패널 기술은 세계적 권위의 디스플레이학회인 SID로부터 ‘올해의 디스플레이 제품상’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LED 패널 장착 기술 방식을 둘러싼 경쟁도 불꽃을 튀고 있다. 삼성전자는 TV용 패널 테두리에만 LED를 장착해 빛을 발생시키는 ‘에지 방식’인 반면 LG전자는 TV용 패널의 전체에 LED를 고루 배치하는 ‘직하 방식’이다. LG전자는 직하 방식을 사용해 화질이 우수하다는 주장을 펴고 삼성전자는 에지 방식이 직하 방식보다 앞선 기술로 비용과 얇은 TV 개발에 유리하다는 논리를 제기하고 있다. 물론 이 두 방식은 서로 장단점이 있지만 둘 다 LED TV 시대를 열어갈 핵심 기술임은 분명하다. TV업계 전문가들은 “고화질과 슬림은 TV업계 두 가지 화두”라며 “둘 중 하나의 방식만을 고수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