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를 향해 뛴다] (9)엔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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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개념 이어폰 들고 세계로 나간다.”

올 4월 엔텍(대표 최성식 vibeworld.co.kr)은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엔텍에서 3월 출시한 익스트림 이어폰과 지난해 출시한 체감 이어폰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버지니아 공대 산업공학과는 엔텍 이어폰이 기존 이어폰이 사용하는 음압 방식이 아닌 인체 전도 방식 이어폰인데다가 인지력 향상에 뛰어나다는 점에 주목했다. 버지니아 공대가 엔텍 이어폰에 관심을 보인 그 때, 미국 유통회사와 국내 백화점에서도 엔텍은 ‘러브콜’을 받았다. 러브 콜은 결국 제품 공급 계약으로 이어졌다.

엔텍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 2002년 자본금 4억원으로 시작해 이제는 연매출 6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직접 개발한 귓바퀴로 소리를 듣는 신개념 이어폰 덕분이다. 엔텍 히트상품 ‘바이브 BS(Vibebs)’는 귓구멍으로 소리를 듣던 기존 제품과 방식이 다르다. 귓바퀴로 소리를, 즉 진동을 통해 온몸으로 소리를 느낄 수 있도록 감성기술을 적용했다. 그 덕분에 기존 제품에 비해 청각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고가 해외 이어폰·헤드폰 제품을 주로 판매하던 국내 체음 매장에서 먼저 엔텍 제품을 찾았고 백화점과 면세점에도 출시 6개월 만에 입점했다. 자전거 특수도 한몫했다. 귓바퀴를 통해서 듣는 덕에 안전사고 예방 효과율이 기존 제품에 비해 2∼3배나 높았기 때문이다.

엔텍 성공에는 연구개발(R&D)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와 전사적인 품질관리 시스템이 있었다. 이 회사는 소규모임에도 설립 초기부터 기업 부설 연구소를 설립해 음성인식 엔진 개발, e메일 리더 등 개발에 착수했다. 기술력으로 차별화를 두려는 전략에 따른 것. 설립 이후부터 신기술 개발·특허, 실용신안, 국제특허 등 대기업 못지않게 기술 관리에 힘썼다. 이뿐 아니다. ISO 9001을 통해 품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제품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있다.

원천기술 확보도 신경쓰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진행 중인 미국 버지니아 공대 산업시스템 공학과가 진행하고 있는 체감이어폰 연구가 그것이다. 연구 논문을 기반으로 세계 이어폰, 헤드폰 시장에 체감형 이어폰의 원천기술을 제공할 계획이다. 엔텍 측은 실제 음질 수준과 안전사고 대비 논문이 발표되면 응용 하드웨어 제품에 자사 기술을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엔텍은 올 한해, 지난해 두 배인 60억원 매출을 목표로 세웠다. 체감 이어폰 ‘바이브BS’를 앞세워 해외 수출 길을 열 참이다. 미국 시장을 남미 시장과 함께 세분화하고 유럽·중국·동남아 시장에 진출키로 했다. 특히 중국 시장의 경우 법인을 따로 세워 특허권을 보호하면서 현지화를 위한 맞춤형 제품을 공급해 나간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이미 중국 내 관련 업체와 협의 중이다. 또 지난 4월 열린 춘계 홍콩전자전을 시작으로 세계 전자박람회에 참가해 제품을 널리 알리는 등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글로벌 홍보에도 신경쓰고 있다. 전자전을 통해 이미 확보한 바이어와 100만달러 규모의 공급 협상도 벌이고 있다.

국내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도 높여나갈 예정이다. 온게임넷에 바이브BS컵 ‘스타 게임대회’를 비롯한 자전거 대회 이벤트를 여는 등 게임·영화·음악 등 엔터테인먼트와 통신 분야에 제품을 접목하는 방식을 고민 중이다.

최성식 사장은 “대기업에 비해 마케팅 비용에 투자를 못하기 때문에 기술력 하나로 시장에서 평가 받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며 “체감 이어폰 ‘바이브BS’가 우리의 성공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