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도 안정된 모습을 보이던 금융시장이 북한의 핵실험 소식에 출렁이고 있다.
25일 오전 북한이 2차 핵 실험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급락했다가 오후들어 다소 안정을 되찾고 있다.
전문가들은 돌발 악재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환율과 주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과거 북핵 실험에 대한 학습효과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환율.주가 한때 요동=이날 원.달러 환율은 4.40원 하락한 1,243.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횡보하다가 북한이 핵실험을 한것으로 알려지면서 달러화 매수세가 폭주해 1,269.4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코스피지수는 6% 이상, 코스닥지수는 9% 가까이 추락하기도 했으며 선물 가격 급락으로 5분간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이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오후 들어 코스피지수는 1%, 코스닥지수는 2%대의 하락세를 보이며 낙폭을 만회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충격에서 벗어나고 외환시장에 달러화 매도세가 유입되면서 환율은 1.250선으로 상승폭을 줄이고 있다.
신한은행 홍승모 차장은 “북한 핵실험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준 것 같다”며 “부정적인 재료이기는 하지만 이미 노출된 재료여서 앞으로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핵실험이나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등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겹치면서 증시의 조정폭이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시장 영향 제한적”=전문가들은 북핵 문제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안은 일시적이고 향후 미칠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대투증권 김재은 연구원은 “북핵 문제는 현재까지 알려진 수준에서 그치면 금융시장의 불안이 조기에 수습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도 1,300원 선을 뚫고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현석원 연구위원도 “코스피지수가 1,400선에서 조정을 받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가 터져 나와 당분간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에 따른 증시 하락은 그간 상승에 따른 조정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에 외국인의 투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북핵 문제가 외국인 주식 매도의 빌미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위원은 “북한 핵실험으로 남북 간의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증시로 유입됐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증시와 환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