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리포트] 위기에 빛을 발하는 CEO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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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경제연구소는 ‘위기에 빛을 발하는 CEO 리더십’ 보고서에서 “경영위기 상황에서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업무의욕이 저하된다”며 “조직 내 일체감을 다시 구축하고 핵심 비즈니스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는 CEO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CEO는 리더십으로 조직의 현위치를 냉정히 파악해 명확한 비전으로 임직원에게 방향성을 제시해야 하고 대화로써 임직원의 자발적 헌신을 이끌어내는 등 조직 결속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이와 함께 이와타 사토루(닌텐도·2002년∼현재), 요르마 올릴라(노키아·1992∼2006년), 스티브 잡스(애플·1997년∼현재), 미타라이 후지오(캐논·1995년∼현재) 4인을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CEO로 소개했다.

 협력사 직원 출신인 이와타 사장은 위기 극복을 위해 ‘대화’를 많이 시도했다. ‘위기 돌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란 질문을 수시로 임직원들에게 던졌고, 이를 통해 기술 중심의 게임기가 아닌 고객 중심의 게임기를 개발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얻어냈다. 그 결과물은 대히트작인 ‘닌텐도 DS’와 ‘닌텐도 위(Wii)’ 등이다.

 1992년 취임한 올릴라 노키아 전 사장(현 명예회장)은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최악의 경영위기에 빠진 회사를 살려냈다. 고무·제지·타이어 등 사업다각화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하자 기존사업에서 철수하고 당시 매출액이 10%에 불과했던 휴대폰과 정보통신 인프라 사업에 집중했다. 특별히 축적된 기술도 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무모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올릴라 전 사장은 디지털기술에 대한 강한 신념으로 과감히 사업을 추진해 나갔다. 취임 10년 만에 매출과 순이익을 각각 10배와 34배로 키우며 세계 최고의 통신업체로 부상했다.

 잡스 애플 CEO는 위기극복 방법으로 ‘비용절감’보다는 ‘혁신’을 택했다. IT버블 붕괴와 함께 어려움을 맞은 애플은 당시 연구개발(R&D) 투자를 42% 늘리는 특단의 조치를 단행했다. 일체형 PC ‘아이맥(iMac)’을 개발했고 이어 ‘아이팟(iPod)’ ‘아이폰(iPhone)’ 등 히트작을 연달아 선보였다. 잡스 CEO는 “생각만 다르게 할 것이 아니라, 제품으로 다름을 실현하라”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하며, 혁신을 강조했다.

 미타라이 캐논 회장도 불황 속 R&D 투자를 확대해 성공한 사례다. 1990년대 일본경제가 장기불황에 접어들면서 재무상황이 악화되자, 대부분 기업이 R&D 비용 삭감에 나섰으나 캐논은 R&D에 적극 투자해 기술격차를 높여나갔다. 카메라사업에서 쌓은 광학기술 등 핵심역량을 활용해 복사기·프린터 등에서도 업계 리더로 부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위기극복에 성공한 CEO의 공통점으로 “단기 재무성과에 집착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전략하에 조직의 근본적인 체질변화를 추구했다”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CEO들은 현실에 대한 냉철한 판단뿐 아니라 발상을 전환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위기를 돌파해야 하며 동시에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선제적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임직원과 적극적으로 대화해 위기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연구소는 주문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