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IT업계 대표 주자 한국HP와 한국IBM의 ‘그린IT’ 경쟁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한국HP와 한국IBM은 지난해까지 주로 서버를 중심으로 자사 제품의 에너지 효율성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으나 최근에는 이들 제품을 기반으로 친환경 IT 인프라를 구축하는 종합적인 방법을 제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두 회사는 단순한 기업 인프라를 넘어 사회 전반에 걸쳐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탄소배출량을 낮추는 쪽으로 영역을 넓혀가며 그린IT 선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HP ‘에코시티’ 건설=한국HP는 친환경 솔루션을 통해 사회 인프라의 탄소배출량을 관리·제어함으로써 에코시티를 구현할 계획이다.
이의 일환으로 한국HP가 선보인 ‘탄소배출관리서비스(CEMS)’는 탄소배출량과 에너지 소비량을 산출, 이를 기반으로 에너지 효율성 개선을 위한 실질적이고 능동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HP 본사 EDS사업부의 환경기술 전문가조직인 ‘그린프랙티스’의 지원을 받는 이 서비스는 사회 인프라 에너지 관리 영역까지 포괄한다.
앞서 한국HP는 올 초 ‘차세대 그린데이터센터 2009’ 전략을 발표하며 그린IT 인프라 성숙도에 따른 단계별 친환경 지원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HP는 이를 최근 급부상 중인 클라우드컴퓨팅과 연계해 사회 인프라 전반에 그린IT를 접목시킬 방침이다.
홍정기 한국HP 상무는 “탄소배출량과 전력 소비량을 최소화해 도시와 기업을 지속가능한 형태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에코시티와 엔터프라이즈 그린IT를 구현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IBM ‘스마트 플래닛’ 구현=한국IBM은 ‘똑똑한’ 시스템을 내세웠다. 스마트 플래닛으로 대변되는 한국IBM의 그린IT 전략은 사회 인프라를 구성하는 시스템이 똑똑하지 못해 손실되는 에너지가 막대하고 그 과정에서 필요 이상의 탄소가 배출된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었다.
가령 환경오염의 주된 요인으로 꼽히는 자동차 매연은 교통 인프라를 지능화하여 교통 체증을 줄이는 것으로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한국IBM의 주장이다. 실제로 IBM은 스웨덴 스톡홀름에 새로운 혼잡통행료 징수시스템을 구축해 배기가스를 12% 감소시킨 바 있다.
최근에는 이휘성 한국IBM 사장이 직접 나서 ‘스마트 플래닛’ 전략을 홍보하고 있다. 지난 몇 달 사이 공공기관과 대학 등을 찾아다니며 스마트 플래닛에 관해 강연해온 이 사장은 최근에는 이에 관한 내용을 담은 e메일을 직접 외부에 보내기도 했다. 이 사장은 이를 통해 “똑똑한 IT가 교통·전력·기후 등의 분야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해 탄소발생을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한국HP-한국IBM 그린IT 전략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