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차 핵실험이라는 초대형 악재에도 증시가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도 등락을 거듭한 후 소폭 오름세로 선방했다.
25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5포인트(0.2%) 하락한 1400.90으로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북핵실험 소식이 들린 오전 11시30분께부터 10여 분 사이에 70포인트가량 요동치는 등 패닉 상황까지 치달았다가 원상 회복하는 드라마틱한 움직임을 연출했다.
미국 증시 조정과 GM 파산보호 신청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소식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여파로 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북핵실험 뉴스와 함께 직하강해 한때 6.31% 급락하며 1315.21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개인 매수세에 외국인도 가세하면서 낙폭을 크게 줄였다. 이날 증시가 순간 급락한 이유는 거래량이 급격히 감소한 상황에서 북핵실험 악재가 알려지면서 외국인이 선물매도에 나선 결과로 파악된다.
코스피가 약보합으로 마감한 반면 코스닥지수는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크게 출렁였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01포인트(2.17%) 내린 542.08에 장을 마쳐 3거래일째 하락했다. 핵실험 소식으로 505.12까지 폭락했으나, 개인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만회했다.
핵실험 소식으로 방위산업주들이 초강세를 나타낸 반면 남북경협 관련주는 급락했다. 군사용 통신장비업체인 휴니드, 방산장비 제조업체인 스페코, 국방부 공급업체인 빅텍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으며, 전투기와 헬기 엔진 등을 제조하는 삼성테크윈, 화약 제조업체인 한화도 각각 4.40%와 2.32% 상승했다. 반면 현대엘리베이터(-4.98%), 로만손(-6.05%), 삼천리자전거(-2.68%) 등 남북경협주는 하락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수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확대됐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발생 가능성은 작아 보이는 만큼 지수변동성 확대는 저가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주가 움직임과 맞물려 급등락을 보이다 지난주 말보다 1.60원 오른 12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에도 달러화 약세 흐름을 반영해 지난주 말보다 4.40원 하락한 1243.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핵실험 소식이 전해진 오전 11시30분께 달러화 매수세가 급증하면서 상승 반전해 1269.40원까지 치솟았다가 안정을 찾았다. 외환 전문가들은 북핵 관련 뉴스가 국내 경제 흐름을 바꿔놓을 만한 이슈가 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