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차 핵실험, 정부 "강력 대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정국이 혼란한 가운데 북한이 함북 길주군에서 2차 핵실험을 25일 강행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주가가 한때 출렁거리는 등 북핵 리스크가 경제 회복의 큰 변수로 부상했다. 과학자들은 2006년 10월 1차 때 관측됐던 리히터 규모 3.6에 비해 0.9 이상 강한 4.5(우리나라)∼5.3(일본)로 파악됐다며, 지난 실험에 비해 4배 이상 폭발력이 증가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참으로 실망스럽다”면서 “정부는 어떤 상황에서든 흔들리지 말고 의연하고 당당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아소 다로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시작으로 우방 정상들과 전화 회담을 갖고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일본은 북한 핵실험과 관련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25일(현지시각) 개최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차 핵실험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과 6자회담의 합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며 ‘추가 핵실험을 금지한 UN안보리 결의 제1718호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UN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적절히 대처하겠다’는 공식 방침을 내놓았다. 또 경제적 영향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허경욱 재정부 제1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비상대책팀을 구성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대책팀에는 재정부를 포함해 금융위원회·지식경제부 관계자가 참여해 매일 상황을 점검한다.

 주가와 환율도 크게 출렁였으나 안정세를 찾았다. 코스피지수는 핵실험 소식이 전해진 직후 오전 11시 41분 전 거래일 종가보다 88.54포인트(6.31%) 폭락한 1315.21까지 추락했지만, 이후 빠르게 낙폭을 만회하며 2.85P(0.20%) 내린 1400.90로 마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외교 채널을 통해 사전에 정보를 파악했으며 두세 달 전부터 관련 징후를 예의 주시해왔다”며 “정보 분석이 완료되면 부처별로 대책을 수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은 북한이 이날 노 전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는 조전을 보내고 곧 바로 핵실험을 강행한 것을 강력 규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5일 “공화국의 자위적 핵억제력을 백방으로 강화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주체 98(2009)년 5월 25일 또 한 차례의 지하 핵시험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 핵 실험은 폭발력과 조종기술에 있어서 새로운 높은 단계에서 안전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와 별도로 단거리 미사일도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