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업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기간에 각종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주말부터 시작된 사이버 조문 행렬 열기는 더욱 확산됐다.
삼성그룹은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임직원 명의로 금명간 봉화마을에 조화를 보낼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27일 사장단협의회 직후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사장단 조문을 할 계획이다. 삼성 측은 급한 사업으로 참석이 불가능한 사장을 제외하고 여건이 되는 사장단을 중심으로 공식 조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이 직접 조문하는 방안까지 포함해 방식과 시기 등을 검토 중이다. LG는 노건호씨가 LG전자 미국 샌디에이고 지사에 근무한 인연이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등 주요 CEO의 정확한 조문 날짜는 확정하지 않았으나 최대한 정중하게 예의를 갖춰서 조의를 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는 노 전 대통령의 중남미·중동 등 정상외교에 최 회장이 직접 수행하는 등 IT분야 대표 주자답게 인연이 많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서울역사박물관에 마련한 분향소를 찾아 공동 조문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전경련 측은 25일 “주요 기업의 조문 문의가 많아 일정을 조율해 26일 오전 11시 공동 조문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도 중국서 열린 ‘한·중 녹색포럼’에서 돌아온 27일 조문한다.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은 지난 24일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 차려진 분향소를 찾아 헌화했으며,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회장단도 26일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를 찾아 조문할 계획이다.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장도 적당한 시기를 봐서 서울 등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라고 경총 관계자가 전했다.
인터넷 추모 열기도 식을 줄 모르고 이어졌다.
인터넷 기업협회는 “개방과 소통이라는 인터넷의 정신을 몸소 실천해 인터넷을 인터넷답게 만드셨다”며 인터넷 기업의 뜻을 담은 애도성명을 발표했다.
누리꾼들은 게시판과 댓글 등을 이용하는 방식을 넘어 추모곡을 만들거나 관련 UCC를 제작하는 등 추모 물결을 이어갔다. 송 모씨는 다음 TV팟에 ‘얼마나 힘들었으면’이라는 제목으로 작사 작곡한 추모곡을 올렸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동영상과 함께 올려진 이 곡은 인터넷에 급속히 퍼졌다.
노 전 대통령 관련 동영상도 급속하게 퍼졌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기간 TV 광고에서 ‘상록수’를 부른 모습, 봉화마을에서 손녀와 함께 자전거를 타는 모습, 썰매를 타는 모습 등을 이용해 고인을 추모하는 UCC가 크게 늘었다.
싸이월드 동영상 코너에서는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UCC가 조회 수 20만건을 기록하며 인기를 모았다. 네이버가 개설한 추모 게시판에는 추모글이 이미 50만개를 넘었고 다음도 15만개를 돌파했다.
한편 29일 엄수될 영결식은 유족들의 바람에 따라 서울 경복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장의위원회(위원장 한승수 국무총리,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논의를 거쳐 26일 영결식 장소와 절차를 결정할 예정이다.
강병준·김인순·이수운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