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가 국민장으로 결정됨에 따라 이를 준비하는 정부부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국민장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2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기간 동안 축제 및 각종행사를 자제하는 지침을 마련, 전 중앙행정 기관 및 자치단체에 통보했다.
산업계 역시 본격적으로 조문 대열에 동참하고 나섰다. 산업계는 노 전 대통령 추모 기간에 행사 일정을 전면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한편 조문 날짜를 속속 확정하고 있다. 아울러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폭발적으로 시작된 사이버 조문 행렬 열기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부 차원 조문 방안 확정=행안부가 내놓은 지침에는 △국제행사 등 불가피한 일을 제외한 축제·체육행사·연회 등의 연기 △국민장 기간 중 화려하고 노출이 심한 복장 착용 자제 △전 직원 비상연락 체계 유지 및 당직근무 철저 등의 내용이 담겼다.
행안부가 국민장에 맞춘 지침을 공식적으로 통보함에 따라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민간 행사에도 공직자들의 일정이 대거 조정될 전망이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26일 이화여대에서 열릴 예정인 ‘2009년도 Nobel 포럼’과 ‘서울디지털포럼’ 참석을 취소하기로 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는 25일 디지털도서관 개관식을 취소됐고 28일 그린게임 캠페인 발족식도 연기했다.
한편 행안부는 25일 낮 현재 국민들이 직접 조의를 표할 수 있는 분향소를 전국 지자체 70곳에 설치했다.
◇경제계도 추모 대열로=삼성 측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임직원 명의로 금명간 봉화마을에 조화를 보낼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또 27일 사장단협의회 직후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사장단 조문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이 직접 조문하는 방안까지 포함해 방식과 시기 등을 검토하고 있다. LG는 노 전 대통령 장남인 노건호씨가 LG전자 미국 샌디에이고 지사에서 근무한 인연이 있다. SK그룹, 현대그룹은 어떤 방식으로 조문할지를 놓고 내부 회의를 진행 중이다.
경제단체도 조문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측은 25일 “주요 기업에서 문의가 많아 26일 오전 11시 서울역사박물관에 마련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찾아 공동 조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중국에서 열리는 ‘한중 녹색포럼’에서 돌아온 뒤 27일쯤 조문할 예정이다.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은 지난 24일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 차려진 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회장단과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장도 서울 등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더욱 뜨거워진 사이버 세상=인터넷 추모 열기도 식을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게시판과 댓글 등을 이용하는 방식을 넘어서 추모곡을 만들거나 관련 UCC를 제작하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의 추모 게시판에 올라온 글은 각각 50만개와 15만개를 돌파했다.
온라인 게임에서도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네오플은 25일 공식 홈페이지에 온라인 분향소를 마련했으며 25일 오후 1시 현재 7만명이 넘는 이용자가 이곳에 헌화했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 등 주요 게임 게시판에는 사용자들이 검은 리본을 달고 추모 글을 올리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