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2차 실험, 핵보유국 지위 인정 노려

 25일 강행한 북한의 2차 핵실험을 놓고 전문가들은 지진파가 리히터 규모 4.4로 1차보다는 0.8 정도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2년 7개월 전에 비해 북한의 핵능력이 향상된 셈이다.

 ‘단순한 핵장치(nuclear device) 실험’이 아닌 ‘핵무기(nuclear weapon) 폭발실험’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은 북한의 핵실험 규모가 TNT 10∼20킬로톤(㏏)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 1차 실험 때는 TNT 1㏏ 규모였다. 핵보유국으로 인정해달라는 무력시위인 셈이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병행 이유=이날 북한은 핵실험에 이어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핵보유 능력과 미사일 발사 능력을 공개함으로써 군사력을 과시하려는 북한식 전술이다. 1차 실험에 비해 최소 10배 이상 향상된 핵능력을 과시하며, 동시에 미사일 무기도 갖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는 상징적 행위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4·5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UN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 조치를 놓고 ‘사죄하지 않으면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을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북한 측에서 보면 그에 대한 보복이다.

 외형적으로는 지난 4월 5일 ‘장거리 로켓’ 발사 당시 UN 의장성명을 주도한 국가를 향한 경고성 메시지로 읽힌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 달라는 전통적인 벼랑 끝 전술이다. 북한은 우선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이를 토대로 경제적 이득을 얻어내려는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성공단 등 경협문제 난항=우리 정부는 그간 미국 정보당국과의 공조체계를 거쳐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발사장을 주시해왔다.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한 곳이다.

 우리 정부는 국제공조로 대북압박수위를 높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집 이후, 아소 다로 일본 총리 등 우방 정상과 전화 회담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정부 방침을 반영한 행동으로 읽힌다. 명분에서 앞선만큼 UN안전보장이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 조치를 바탕으로 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미온적인 중국이 문제다.

 정부 의도와는 달리 개성공단 등 남북 경협 문제는 장기간 공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는 핵실험 후속 대응 차원에서 26일부터 개성공단 방문을 제외한 우리 국민의 북한 방문을 당분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개성공단 관계자의 방문 규모도 줄여나가도록 권고했다. 평양지역과 금강산 등 북한 지역 방문은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유보하기로 했다. 현재로서는 평양과기대 개교식 등 남북 간 과기협력, 경제협력은 당분간 소강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경제5단체도 이날 북한 핵실험을 우려하는 논평을 일제히 냈다.

  최정훈·김준배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