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동북아 3국의 금융위기 이후 대(對) 아세안 시장 진출 전략이 서로 상이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KOTRA가 발간한 ‘금융위기 이후 한중일 3국의 대 아시아 현지 진출전략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자원 확보, 일본은 내수 공략, 우리 나라는 CLMV(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 국가로 불리는 아세안 후발 4개국에 대한 진출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금융위기 후 우리 나라의 대아세안 투자가 소강 상태를 보이는 반면, 중국과 일본의 투자는 금융위기 전보다 더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은 위안화의 절상, 중국내 임금 수준의 상승, 높아진 외환 보유고를 바탕으로 아세안 국가의 수력, 전력, 광물 등 자원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 역시 엔고 현상으로 좋아진 투자 여건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일본은 제3국 수출을 위한 제조기지로서 아세안 국가들을 활용해 왔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에는 제조업에 대한 투자보다는 아세안 국가의 내수시장 침투를 노린 투자가 많아지고 있으며, 환경, 에너지, 물류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아세안 후발 4개국(CLMV)에 대한 투자에서 일본과 중국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이들 시장에서 시장 선점을 노리고 한 발 앞서 진출한 때문으로 보인다. 베트남에서는 2007년 누계 기준으로 한국이 최대 투자국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한편, KOTRA는 우리 기업의 아세안 국가별 투자전략을 제시했다. 필리핀과 미얀마는 광물 등 에너지 확보, 말레이시아와 태국은 IT 분야에 대한 투자가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베트남에서는 기술기반, 부품소재 등으로 투자 분야를 다각화하고 원조 프로젝트 수주에도 신경 쓸 것을 주문했다. 캄보디아는 농업 및 농산물 분야 진출, 아시아 소비자의 테스트마킷인 싱가포르의 경우는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패션 의류산업 진출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그리고 인도 내수 시장을 겨냥한 투자 진출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OTRA 기세명 아대양주팀장은 “아세안과 인도가 우리나라 총 투자의 20%를 차지하는 전략시장”이라며 “우리나라의 압축 성장 경험을 전수하고 쌍방향 협력관계를 증진할 수 있는 투자 진출과 함께 광물자원 개발 및 환경, 에너지 분야로의 투자 진출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