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법인사업자의 전자세금계산서 사용이 의무화된다.
국세청은 지난해 12월 부가가치세법 개정으로 사업자가 세금계산서를 전자적 방법(인터넷, 전화, VAN단말기 등)으로 발행하고 국세청에 전송하는 전자세금계산서 제도를 내년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세금계산서는 현재 인터넷 등을 통한 전자적 발행이 전체 발행건수의 10% 정도에 불과해 대부분 수기로 작성한 종이로 발행하는 데 따른 사회적 비용의 최소화와 탈세행위 감소에 정책의 목표로 잡고 있다.
세금계산서를 이용하던 이용자들은 종이형식으로 발행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업무를 줄일 수 있게 되는 것. 또 데이터 형태로 이뤄지기 때문에 전달과 보관도 쉬워지는 장점도 있다.
기존에는 발행 후 등기나 직접 방문해 전달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우편료, 교통비도 크게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등기 우편으로 송부시 평균 1500원의 비용이 발행되는 것을 감안할 때 사회적으로 약 70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전자세금계산서로 발행할 경우 기존 인터넷 인프라를 활용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증비용 200원이면 최소 장당 1300원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또 한번 발행한 세금계산서를 보관하고 검색하는 데 따른 공간 비용과 관리 비용의 절약을 감안할 때 경제적 가치는 1조원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또 국세청은 보다 효율적으로 허위세금계산서를 적발할 수 있어 매입내역 조작을 통한 탈세행위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자세금계산서 사용을 확산하기 위한 제도도 마련됐다.
국세청은 세금계산서를 전자화하지 않고 종이로 발행할 경우 1%의 가산금을 부과한다. 1997년부터 전자세금계산서를 허용했지만 강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전자세금계산서 발행규모가 전체의 15%(8000만건) 수준에 그친 점이 감안됐다. 의무화 대상은 의료업, 약국, 변호사업 등 소득세법상 복식부기의무자와 법인사업자다. 이들의 경우 전자세금계산서 교부 내역을 전송 기한 내에 국세청에 보내지 않으면 이에 대한 제재로 가산세를 부과받는다.
세금계산서를 전자로 발급할 경우 인센티브도 부여한다. 교부내역을 국세청에 보내주면 교부 건당 100원씩, 연간 한도 100만원 내에서 세액을 공제해 준다.
이용방법은 크게 전문 서비스 사업자를 이용하는 것과 국세청 시스템 이용으로 나뉜다. 국세청은 전자세금계산서의 사용 확산이 예상됨에 따라 시스템 정비에도 나선다.
국세청은 하반기중 사이트를 오픈한다는 계획으로 현재 홍보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사용방법은 국세청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나 ERP 등 기업의 회계 시스템과 연계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반면 전문 사업자 서비스는 ERP 등과 연계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민간 사업자들은 현재 건당 200원선의 발행수수료를 고려하고 있다.
사업자들의 인증과 호환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하나의 사용자가 거래처에 따라 여러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으므로 업체간 데이터 호환이 필요하고, 국세청에 자료를 통보할 때에도 국세청과 호환되는 기술 표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전자거래진흥원에 의뢰해 기술 표준을 만들고 있다. 서비스 기업들은 이같이 데이터 호환 및 이용자 편의 제공, 이용자 홍보 등을 위해 한국전자문서산업협회 산하에 전자세금계산서협의회를 지난 4월말 창립, 향후 인증과 호환에 관련된 부문을 협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최종 소비단계의 현금영수증·신용카드 인프라에 이어 중간단계의 B2B거래까지 전자적 인프라가 완성되면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납세자 편의가 한층 향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