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현실로] (11)인상적인 표현의 기술](https://img.etnews.com/photonews/0905/200905270068_27111440_691543235_l.jpg)
어떤 모임의 첫 미팅에서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싶다면, 자신을 어떻게 소개하겠는가. 단순히 이름과 직업만을 말하기엔 기회가 아깝다. ‘홍길동’같이 이름이 특이하다면 모를까, 보통은 자신을 인상적으로 알리는 상상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것은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에게 특정 기능이나 상태를 어떻게 알릴 것인지의 문제와 유사하다. 단순히 램프에 불이 들어오게 하거나, 전광판에 글자를 표시하는 것을 넘어, 좀 더 감성적이고 인상적인 인터페이스가 가능하다.
차를 마시려고 주전자에 물을 끓인다. 옛날에는 뚜껑이 넘쳐흘러야 비로소 끓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요즘 주전자는 소리로 알려준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인상적인 방법을 채택하겠는가. 베슬 아이디에이션이 디자인한 찻주전자 ‘원’은 색다른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잉크를 사용, 물이 끓으면 평소 보이지 않던 전통 문양이 멋지게 나타나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뜨거워도 쟁반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하는 자석 받침과 스프링을 활용해 차가 흘러나오지 않도록 만든 뚜껑도 불편함에 감수성을 잘 살린 예다.
‘www.vesselideation.com/one.html’에서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달걀을 삶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또 달걀을 삶으면서 언제 꺼내야 할지 고민해 본 적도 있을 것이다. 반숙, 완숙 등 내 입맛에 딱 맞추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또 삶고 있다는 것을 깜빡 잊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을까, 또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미국 ‘크레이트앤드배럴’사의 에그 타이머는 시간을 알려주는 방법이 남다르다. 실제로 달걀을 삶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계란과 함께 넣고 삶으면, 이 제품의 색이 변하면서 계란이 익은 상태를 알려준다. 살짝 익힘, 반숙, 완숙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위의 예제들은 단순한 램프, 소리 또는 글자와 같은 일차원적 표현을 넘어 전통 문양으로 멋을 곁들이거나, 달걀을 삶는 것과 같은 사용자 경험을 첨가해 사용자에게 새롭고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우리는 언어로, 행동으로, 그리고 제품이나 서비스로 다른 이에게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자신을 매력적으로 어필하는 방법을 찾아보라. 알리는 상상의 기술이 그들을 여러분의 팬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김원우 KT 중앙연구소 수석연구원, 디지에코 퓨처UI 연구포럼 시솝 wwkim@kt.com